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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병 생길 것 같아요.


BY 답답녀 2001-08-28

5년전 선보고 결혼했습니다.
선이란게 그렇잖아요. 조건을 많이 보고...
2남 3녀 중 막내아들이라 장가 보낼 때 서로 원하는 조건 정도로 다 해 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24평 정도의 아파트 전세는 구할 수 있을 줄 알고, 친정엄마가 차도 없다며 차는 엄마가 사 준다고 했습니다.
(제가 어릴적 집 사정상 집안 일을 도맡아 하면서 힘들게 자랐거든요. 그 보상으로 엄마가 해 주고 싶었던 거죠. 시집 갈 무렵에는 형편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막상 결혼 날짜를 잡고 집을 구하는데, 글쎄 전세값이 너무 비싸서 집 구하기가 힘들다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가 차 사는 대신 집 구하는데 보태기로 하고 1000만원을 건넸어요. 그렇게 구한 집이 13평짜리 다가구 주택이었어요. 좀 황당했지만, 이미 예단비도 드린 상태이고, 신랑 장래만 믿고 결혼을 했어요.
결혼 2년까지는 그래도 아무런 문제는 없었어요. 한가지 빼고...
결혼한지 1년도 안되었는데, 어머님께서 돈 10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시더군요. 아주버님 사업자금 때문에... 이자는 꼭 주신다고 하시며... 신혼살림에 월급이 너무 작아서 힘든 상황이었는데, 목돈까지 빌려 달라고 하셔서 좀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처음이라 은행에 대출 받아서 빌려 드렸습니다. 근데, 이자는 커녕 아직까지 돈 받지도 못했습니다. 결혼 2년까지는 그 문제 말고는 그래도 없었습니다.
2년이 지난 무렵부터 시어머님이 너무 이상하셨습니다.
뭔가를 바라는 것 같고, 저더러 미련하다고 하대요. 그 이유가 글쎄 친정엄마가 챙겨주시는 생활용품(예. 참기름) 모두를 미련스럽게 돈으로 받아오지 않고 물건으로 가져온다는 거예요.
명절이면 엄마가 꼬박꼬박 시댁에 택배로 과일을 보내 드렸거든요.
작년에는 신랑이 실직상태였고 해서 엄마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것저것 차에 꽉 실어 주셨어요. 친정은 부산이고, 시댁은 대구인데, 배 한상자는 시댁에 내려 놓고 나머지는 내려 놓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친정엄마가 딸 교육 잘못 시킨다는 거예요.
시댁에 다 내려 놓고 가야 정상이지 어떻게 지네들 집에 가지고 가는 것을 따로 챙겼놓게 만들었냐는 거예요.
여지껏 한번도 시어머님께 받은 것이 없는데, 너무 섭섭했어요.
하두 돈 없다고 제 앞에서 돈타령 하시길래, 결혼 1년 후부터는 매달 10만원씩 보내드리는 상태이구요.
신랑 월급만으로는 도저히 안되어 저두 계속 직장 생활을 했어요.
잠깐 쉴때, 저더러 집에 들어앉아 있어서 얼굴이 좋다는 거예요.
아직 우리 부부에게 애기가 없습니다.
제가 몸이 차서 계속 한약을 먹고, 병원에 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고, 시어머님도 5년만에 저희 아주버님을 가지셨고, 신랑 누나도 5년만에 아기를 가져서 우리도 늦어려니 했습니다.
신랑 누나가 애기를 낳은 후로 시어머님이 저에게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를 많이 주셨습니다. 생길때도 되었는데, 왜 안 생기니냐구...
저희 신랑은 저에게 참 자상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자기 식구 생각 밖에 안 해서 속상합니다. 제가 병원 갔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항생제를 먹기 위해 가까운 곳에서 밥 사먹고 가자고 하면 '너 돈 많냐?' 하면서 그 돈 아껴서 저녁에 누나네 밥 사주자고 하고... 또한 누나는 엄청 뺀질이입니다.
며칠 째 우리집에 있어도 손하나 까딱 않고 기저귀는 여기 저기 던져 놓습니다. 하나는 침대 위에 하나는 식탁 위에...
저희집 근처로 이사 와서는 6시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누나네 시댁 식구들 다 저희집에 저녁 먹으러 온다는 것입니다.
대구에 갔다가 다시 서울로 이사올 때는 집도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집에서 보름 넘게 있었고, 바로 옆에 집을 구했습니다.
애 밥 좀 가지고 와라, 물 가져 와라 ... 완전히 돌아 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자꾸만 저를 너무 힘들게 합니다.
제가 바보인 줄 아나봐요.
제가 푸념하면 신랑은 항상 제편이 아닙니다. 내가 오해 했다는 둥, 이해하라는 둥, 이해도 한 두번이지...
급기야 친정엄마한테 말해서 속병 생길까봐 돈 2000만원을 빌려서 이사 했습니다. 그 집에서 4년이나 살았으니까요.
집에 햇볕도 잘 안들고...
시어머님이 어떻게 이사했냐고 하시더군요.
신랑이 장모님한테 돈 빌렸다고 하니까, 치~ 빌리긴 갚긴 뭘 갚냐.
고 하시는 거예요. 도대체 시어머님의 심리가 무엇일까요?
본인은 우리에게 빌린 1000만원도 갚지 않고...
이제 더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시어머님께 편지를 쓸까요?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시어머님이 너무 너무 밉습니다. 누나도...
이제 신랑까지 미워집니다. 저에게는 힘들게 해도 하나도 안 미안하고, 항상 자기 식구만 챙깁니다.
이 답답함 마음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