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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두 달 앞둔 예비신부님(다솜이)께~


BY 오~이런! 2001-08-29

댁의 글에 대한 리플들을 보면서 행여나 하는 노파심에서
한 말씀 드립니다. 저 또한 조금 없는 집의 남자로 태어나
스트레스 팍팍 받아가며 결혼한 입장이라서 댁의 신랑되실
분과 어떤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곧 두 달 뒤에 결혼을 하신다는데, 이제와서 무른다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닐런지요. 여기 올라오는 글들의 대부분이
속상한 내용의 글이기 때문에 좋게 보이는 시댁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혼은 당사자인 두 사람의 관점에서 좀더 냉정히
바라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남편이 되실 분이 직장이
든든하고, 가치관과 생활력 있고, 무엇보다 아내되실 댁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결혼하시는 게 옳다고 봅니다.

시댁의 문제되는 부분은, 분가해서 사실 거면 일단은 그리
많이 부디치지는 않을테고, 경제적으로 자식에게 손 벌리는
정도만 아니면(약간의 용돈을 드릴 정도는 어디든 감수해야
겠죠) 넘어가도 될 것이며, 또 시어머니 되실 분이 교양이
없더라도 나중에 대충 모른척 하면서 사시면 될 것입니다.

물론, 스트레스는 좀 받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집으로
시집을 가셔도 사람들이 부딪히며 사는 경우에 미우나 고우나
속으로 삭이고 살 일이 더 많은 게 어른들의 모습이라 생각
합니다.

제가 보기엔 신랑되실 분이 총각이면서 결혼준비로 혼자서
아파트도 마련한 것을 보면 성실하고 믿을만한 분 같은데,
그럼 좋은 신랑감 아닐까요? 댁이 걱정하시는 시댁과의
관계는 남편되실 분과 사시면서 일정하게 선을 그을 수
있도록 잘 상의하시고, 때에 따라선 은근슬쩍 애교로써
그 분을 조정도 하시면 되죠.

만약, 댁께서 주변에서 다시한번 좋은 사람과 경제적으로
부족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신다면 당연히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찾는 게 당연하겠죠. 하지만, 100% 만족
하며 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여기 올라오는 많은 속상한 일의 대부분은 남편의 바람,
무능력, 도벽, 술 버릇, 폭력 등 배우자와 직접 관련된
일이 대부분입니다. 배우자 외의 제3의 걸림돌은 두 사람이
함께 사는데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배우자가 제대로 하면 모든 문제는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끝으로, 힘드시더라도 사랑의 힘으로 잘 극복하시고,
새 신부로서 이런저런 기대감도 많을 것이나 결혼준비
부터 어려워지기 시작되는 게 두 사람 만나시는 겁니다.
큰 맘 먹고 현실적으로 혼수도, 예단 등도 준비하시어
현실적인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제 주변에 보면, 좋아하던 사람 버리고 돈 쫓아 결혼하여
남편 도벽, 바람벽, 손찌검, 시댁의 무시 등으로도 힘든
사람도 보이더이다. 최선의 선택이란 결국 내 사람을 내가
얼마나 믿느냐이며, 가능성에 대한 문제라고 봅니다.

부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