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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죽이고 싶도록 미운날.. 어떡할까요..


BY stitch 2001-08-30

지금은 새벽 5시 반이 조금 지났네요.
오늘은 남편이 죽이고 싶도록 밉습니다. 정확 확 죽어버리면 보험금이나 타지..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맵돕니다.
우리남편은 누가보아도 자상하고 좋은 남편이지요. 물론 남이 볼때만..

남들이 보지 않을때에도 가끔 잘해줄때가 있습니다만..
주로 화를 내고 윽박지르곤 합니다. 짜증을 부리며 말도 못붙이게 할때도 많구요.

여기저기 직장도 댕겨보고 개인사업도 했지만 다 말아먹고 지금은 직장 다니는것도 싫다며 집에서 놀고 있지요.
그동안 남편이 다니면서 쓴 돈과 생활비로 매달 제 은행구좌로 들어오던 돈이 모두다 카드빚이란걸 알게 된건 두어달전 부부싸움을 하다가였습니다.

말다툼을 하며 옥신각신하던중에.. 남편이 이런말을 하더군요.
"내가 카드빚까지 내가면서 꼬박꼬박 생활비 넣어줬더니 너는 집에서 하는 짓이 고작 천쪼가리나 만지작거리고 짜장면이나 시켜먹냐?"
제 아이옷을 만들어 입히고 손님이 와서 짜장면 시켜먹었던 걸 기억하고 있었나봅니다. 한번 그랬는데 항상 그런것처럼 생각하더군요.

그렇게 남편이 내온 카드빚은 제가 남편몰래 조회해본 결과 15백만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물론 남편은 가르쳐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내역서를 보니 여기저기 술집이랑 이상한 식당같은곳이었지요.
암튼 그건 재껴두고라도..

요즘 저는 생활도 어렵고 남편도 저렇게 놀고만 있고 아이도 키워야하고.. 그래서 어렵게 시어머니께 빚을 내어 작은 옷가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일이 오픈일인데.. 그래서 오늘 준비할것도 너무너무 많은데 남편은 어제밤에 약속이 있다며 술을 마시러 갔습니다.

새벽 2시가 되어도 3시가 되어도 남편은 오지 않았습니다. 4시가 넘어서야 겨우 전화가 되어서 들어오라고 화를 내었지요.
들어오자마자 피곤한지 누워자더군요.
자리에 누운지 10분쯤 되었을까.. 남편이 갑자기 일어나서 구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양주냄새가 확 나더군요. 양주라는게.. 마시면 몸에서는 별로 냄새가 나지 않는 법입니다.
요즘 남편이 칵테일바를 차리고싶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를 하는 걸보면 요즘 주로 칵테일바를 다니고 있는것 같더군요.
얼마나 마셔댔는지 그리고 안주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휘유.. 암튼 이불과 침대시트까지 다 적시고서야 겨우 남편은 눈을 떴습니다.
억지로 화장실로 데려다놓으니 앉아서 또 자는 겁니다.
화도 내고 달래도 보고 했지만 술에 취해 있는 사람이라 말이 통하지 않았어요.

겨우 씻기고 방바닥에 이불을 깔아 눕혀놓고 토한 이불을 대출 빨아두려고 화장실로 들어선 순간.. 남편은 대변을 누었더군요. 그것도 모르고 있었나봅니다. 그것도 겨우겨우 치우고 나니.. 남편은 닦지도 않고 누웠다는게 생각났어요. 닦으라고 다시 깨웠더니 가게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죽어버려라는 말만 남긴채 다시 자더군요.

새벽 5시에 잠도 못자고 남편이 토한 이불을 치우고 아무렇게나 싸놓은 대변을 치우고.. 아침부터 다시 가게오픈준비를 하러 나가봐야하는 저는 피로감보다 배신감과 억울한 마음이 드네요.

가게 오픈준비할때도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시비를 걸고 넘어지는 남편이 미웠지만 잘하자고 하는 소리라 참고 견뎠지만 지금은 정말정말 참을 수가 없습니다.

이불이야 빨면 그만이고 저야 또한번 참으면 그만이지만 남편은 변하지도 않고 항상 그럴것이라는 생각에 앞으로 생활이 두렵기도 합니다.

오픈하는 가게가 대형쇼핑몰이라 아침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해야하는데.. 아이도 시부모님과 시누이네와 친정을 돌아가며 부탁해야 하는데... 남편은 왜 저러는지..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저 어떡해야하나요.. 이혼도 생각해보았지만 쉽지가 않았는데.. 아이도 키워야하는데.. 너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