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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님땜에


BY 비교 2001-09-03

리플 무서워서 많이 망설이다가 그래도 너무 속상해서 풀어볼랍니다.
삼형제지요 전 막내구요
큰형님과는 워낙 나이차이가 많이 납니다. 10년도 넘지요
처음 저 결혼할때 시아버님께서 천오백만원 해주셨습니다.
아버님 공무원 정년퇴임(꽤 높은자리)하셔서 재산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워낙 독립을 강조하신 분이라 남편도 기대도 하지 않더군요
전 처음에 속상했습니다. 천오백만원으로는 다세대 주택 지하방하나 얻을 돈이었지요 도저히 그렇게는 못하겠어서 솔직히 서른이 넘도록 결혼준비도 못한 남편이 미웠지만 친정부모님 뵙기 미안해서 제 결혼 자금을 보태 이천 오백짜리 전세부터 시작했습니다.
집얻고 결혼하고 얼마안돼 우리집에 와보신 형님
동서는 능력도 좋다고 어떻게 했길래 아버님께 이런돈 뜯어냈대 하는 겁니다.
처음엔 남편체면도 있고 해서 제가 보탰다는 얘기는 하지않고 남편이 번돈으로 보탰다고 했지요 믿지 않는 눈치더군요
제가 시댁에 처음 내려갔을때 큰형님이나 작은형님 절 서울깍쟁이라고 경계하는 빛이 역력하여 제 딴앤 티 안낼려고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막내니까 설것이 당번은 당연하다 생각했고 형님들이 모두 외지에 계시기 때문에 제일먼저 내려가서 집은 제일 멉니다. 시골집 청소 다 해놓고 어머님이 병중이셔서 집꼴이 말이 아니지요
그렇게 관계가 이어져 왔는데 형님이 저만보면 돈이없어서 죽겠다는둥 아주버님 월급이 작아서 못살겠다는둥 하시는 겁니다.
전 정말로 그러신줄 알았구요 저희는 맞벌이 할때라서 생활에 여유가 조금 있었거든요 돈이없어 애들 용돈도 못주겠다고 하면서 애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모른다고 하실때마다 전 주머니 털어 조카들 용돈 주었지요
만원짜리 몇장이 건네져야 마다하는척 하면서 받으시지 장수가 생각보다 적다싶으면 말도 잘 건네시지 않더라구요
전 어려운 살림에 애들키우기 힘드시니까 더구나 맏며느리니까 아무래도 명절 제사 준비때문에 돈이 알게모르게 들어가시니까 그러시겠지 이해를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때인가부터 동서네는 아버님 돌아가시면 가져갈 재산 하나도 없어 그쪽은 이미 다 끝났어
이말씀을 입에 다시더군요
아버님과 형님 작은형님이 금전적으로 조금 얽힌게 있어서 그러신가보다 사실 워낙 남편한테 쇠뇌를 당한터라 저흰 관심도 없었습니다. 더 어려운 형제가 더 갖는다는건 다행이다 싶기도 했구요

그런후 저희가 일이 잘풀려 큰형님보다 더 넓은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당시 형님 24평사시고 저흰 5년만에 30평 장만하고 했거든요
형님께 죄송해서 저흰 말씀도 죄인의 심정으로 찾아가 했더랬습니다.
그다음부턴 그러시더군요 자기는 공주처럼 자랐는데 누군 뭐같이 자랐는지도 모르는데 시집와서 공주처럼 산다고
사촌들 많은데서 저 들으라고 그러시더라구요
뭐 형님하고 다른 감정있었던것도 없는데 그렇게 말씀하셔서 당황했지만 항상 돈없어서 고기도 못드시네 생선도 못먹네 하시니 얼마나 힘드시게 사시면 좀편하게 사는 내가 샘나셔서 그런가보다 이해했습니다.
만날때마다 그러시더군요
자긴 공주처럼 자랐다구
이렇게 살면 안된다구 뭔일만 있으면 제가 겸손하게 저를 낮춰주면 금방 그걸 저의 단점인양 여러 사촌들앞에서 망신을 주시는 겁니다.
종가집이고 보니 명절때 모이는 사촌도 엄청나거든요
나이 많으신 형님께 어쩔수도 없고 맏며느리가 갖는 고충을 알기에(친정엄마 맏며느리) 남편과 둘이 있을때 수도 없이 울었습니다.
그럴때마다 남편하는말 책임은 많고 형편은 나아지질 않으니 형수도 힘드시니까 그러는거 같다고 그럴때일수록 조카들 더 잘 챙겨주라고
정말 조카들한테 들어간 용돈 생각하면 세명이다 보니 돈이 엄청나거든요

근데 말이죠 형님이 이미 오래전에 50평 아파트를 사놓고 계셨데요
힘드네 하시면서도 아주버님 중형차로 바꾸셔서 이상해 했지만 친정오빠가 타던거 거져 얹었다고 하시길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것도 오래전에 사놓고 계시면서 그렇게 죽는말씀하셨데요
다른형제들 몰래 아버님께 졸라서 사놓으시고 노후에 그나마 의탁하실려면 다른형제들 하나도 줄필요 없이 나머지도 갔고 오라고 ?다고 하네요
알고보니 아주버님(공무원)직급정도면 형님이 맨날 죽는소리하시는 만큼보다는 훨 여유있게 사실수 있는정도의 급료라는군요
형님께 느낀 배신감 너무나 큽니다.
왜 그렇게 형제들에게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것일까요
아무리 이해하고자 이리저리 생각해도 생각나질 않습니다.
지면상으로는 다 하지 못했지만 형님이 그동안 죽는말씀하신게 도가 넘거든요
형제들 이용해서 자기 잇속만 챙기는 그런 부류의 형님이 이젠 형님같지도 않아요
아래동서라면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기도 하네요
추석에 형님 얼굴볼 생각하면 지금부터 손이 다 부르르 떨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