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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부모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상처가 되는 건 왜일까요?


BY eknoopia 2001-09-04

저는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관계로, 4년전결혼한 남편과 약 1년간의 신혼생활을 보내고 그 후 친정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약 3년전 출산과 동시에 친정어머니께서 아이를 키워 주시겠다며 함께 살자고 하셨습니다. 당신께서 30년간 일을 해오신 분이라 맞벌이 부부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고 하시면서요. 저는 내심 기뻐 신랑에게 의향을 물어보니, 부모님 두분 모두 다 돌아가신 상황이여서 친부모님처럼 모시고 살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워낙 어른 공경 잘 하고 착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합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모아둔 돈이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에 부모님과 저희는 대출받은돈으로 꼭 반반씩 내서 32평 아파트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몸도 편해지고 대부분의 것을 친정엄마에게 의지하게 되어 처음 몇 달간에는 너무나 행복했었지요. 사실 갈등이 첫 해 1년간 적었던 이유는 육아휴직으로 1년간 직장을 쉬고 있었기에, 친정엄마가 아이때문에 내내 집안에 묶여 있지 않아도 되는 상태여서 실제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지 않았었지요. 하지만 휴직기간이 끝나고 난 뒤부터 갈등과 번민의 시간들은 시작되었습니다.
즉, 생활속에서 엄마의 짜증과 내가 왜 이렇게 인생을 힘들게 살아야되는지 모르겠다는, 너가 원망스럽기도 하다는 등의 푸념과 집안에 게시지를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베이비시터를 일주일에 3-4번을 제가 돈드리고 고용했습니다. 물론 생활비 60만원과 세금 및 공ㅌ과금, 아이 우유값, 기저귀 등등도 다 드렸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직장생활을 오래 한 탓인지 갑자기 없어진 수입으로 금전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고, 이런 소리를 하실 때면 정말이지 뛰쳐 나가고 싶었습니다. 내가 나가서 아이를 보면, 이 돈들 보다 더 못벌어 오겠냐는...
그런 생활을 한 뒤 저와 제 남편은 부부관계가 차츰 줄어 들어 갔습니다. 이유는 엄마가 새벽 늦게 까지 T.V를 보고 주무시는 습관때문이기도 하고, 제 남편은 어른들 모시면서 위축들기도 하고 아무튼 별로 욕구도 생기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같이 살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푼푼이 용돈이며 외식비 등 정말 가진 것없이 출발한 우리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가끔 찾아오는 언니와는 갈등일으킬 일이 없었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 스트레스의 정도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로 신랑도 말을 하고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부모님을 이제는 편안하게 해 드리자고...
그래서 둘째계획도 있고 마음편하게 사시라고,분가를 생각하셨으면 그렇게 하셨으면 좋겠다고.
그랬더니 생각해보고 말씀해 주신다고 하더군요. 오늘 아침에는 써비스대출을 받아 파출부부르시라고 돈을 드렸습니다. 저녁에 아이 우유값수금을 왔습니다. 방안에서 나오시지를 않더군요.
할 수 없이 급한대로 아이 어린이집, 아 참 두 달전부터 어린이집 반일반에 보내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 달부터는 종일반에 아이를 넣자고 하시더군요. 가슴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것이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4일이상을 나가서 친구도 만나시고, 백화점 쇼핑도 하십니다. 그런데 아이때문에 2시경쯤 헐레벌떡 들어오시는게 못견디시겠다나요.
그래서 5시나 6시쯤 찾아왔으면 한다고,,,
그래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점점 엄마와 갈등의 폭은 커져만 가고 서로가 말하지 않고 지내는 시간들이 자꾸만 늘어 납니다.
서로가 스트레스받고 섭섭한 마음들로 가득해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
서로가 생활속에서 맞지 않는 것들을 다 말하고 가슴을 후련하게 씻어 내리려면 한 달간 내내 쏟아 부어도 서로가 괴로울 것 같습니다.
왜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가 될 까요?
정말이지 예민하고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고, 작은 것에도 섭섭하며 노여워하는 엄마, 그리고 자잘한 것에까지 잔소리를 해대는 엄마를 보면, 저도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아이를 보게 하고 어린이집에 그냥 종일반으로 맡기면서 퇴근 후 찾아오는 평범한 일반 맞벌이 주부의 삶을 살고 싶기도 합니다.
하루하루가 서로에게 너무나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솔직히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나가 알뜰살뜰히 살림도 하고 부부만의 애틋한 시간도 다시 갖고 싶습니다. 친정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줄은 상상도 해 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답답하고 힘든 마음에 적어 내려간 글이 다른 분들 보시기에 시답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서로가 지쳐가는 것 같아 안타깝고 좋은 관계로 분가하고 싶은ㄷ데... 아런 방황의 시간들도 어언 2년의 시간이 흘러 갑니다.
집에 들어와서 즐겁게 지내고 싶은데.....왜 이렇게 되었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