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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을 그대로 닮고 싶어요.


BY 점 2001-09-07

한참 앞에 저랑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답답한 맘에 한번 써봅니다.
저희 시부모님은 저희 결혼할때 아무것도 해주시지 않으시고 손님들 식사비용과 제옷 두벌.한복한벌만 해주셨습니다.
그외 전세비용도 친정에서 반이상 보태고 예단에 혼수에 신랑 양복 두벌과 시계,반지 한복 두루마기까지 다 했습니다.
제가 자의로 그랬겠습니까?
이미 많은 우여곡절로 제 맘은 새카맣게 타고 시부모님은 안보고 살고싶을 정도입니다.

저희 시부모 50대 이십니다.
아버님 아직 직장다니십니다.
하지만 저희 앞에선 세상에 그런 불쌍한 노인들이 없습니다.
저희 결혼하고 힘든척 없는척은 하시면서 사고싶은건 다 사십니다.
한마디로 미래는 계획안합니다.
저희만 믿는가 봅니다.
하루라도 빨리 같이 살길 바라면서도 저희가 힘든일이 생길 기미만 보이면 친정에 미루거나 화제를 바꾸기바쁩니다.
맞벌이하는 저희 육아문제두요.

저도 첨엔 안그랬지만 이젠 전화도 자주 안합니다.
찾아가는것도 최소화 합니다.
하두 갈때마다 열받는 일이 많아서 우리 부부 둘만이라도 스트레스 없이 살자고요.
하지만 그것도 아기 낳으니 제대로 안됩니다.
겨우 밀린일하고 쉴만하믄 아기보러 오라가라 하십니다.
그래서 얼마전 시어머님과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또 열받았습니다.
어머님은 제가 눈치로도 때려잡았지만 어머님의 시댁을 정말 싫어하십니다.
어머님은 집안의 막내 며느리고 저는 외동에 맏며느립니다만 어머니는 신랑의 큰어머니(어머니의 큰동서)부터 다른 시댁 식구를 다 미워합니다.
젊은날 한이 맺혔다는데 제가 듣기에도 별일 아닙니다.
자기가 나한테 한거 비하믄....
어머니 레파토리중 그 시절 다이아를 못받은게 꼭 나오시죠.
저도 안해 주셨습니다.
그리곤 당신은 저희 부주금들어온걸로 해끼셨죠....씁쓸

근래 수십년간 시골에 가시지도 않다가 저희 결혼하고 제 친정 잘살고 며느리 좋은 직장다닌다고 시골분들께 자랑하러 딱한번 갔습니다.
그때도 저 무안해 죽는줄 알았습니다.
시골에는 원래 한동네가 다 친척이잖아요?
집집마다 들어가서 해야할 자랑만 빠른시간에 늘어놓고 그리곤 다음집 다음집 ....나오면서도 매번 욕을 한마디씩 했습니다.
......
잠든아기를 가운데 두고 저는 말하는 내내 증오로 들끓는 어머님 눈빛을 보았습니다.
그토록 미우신 겁니다.
자신은 앞으로도 물론 안가고 아버님은 물론 저희도 그집인간들과 상종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노라 하셨죠.
반대로 어머님의 친정은 매우 좋아하십니다.
신랑의 이모들이 많은데 말많고 기가센 이모들이 전 무섭습니다.
그 이모네에 잘하라고 난리시지만 자신은 친정도 안챙긴다 말로는 그러십니다.

그러시면서 난데없이 큰어머니(어머니의 큰동서)와 싸우셨는데 집안제사를 자기가 할지도 모른댑니다.
내용인 즉슨 큰어머닌 큰아버님도 돌아가시고 시조부님도 다돌아가신데다 그집 자식들이 다 변변찮은터라 제사를 점차 줄였는데 어머님이 자신은 가지도 않으면서 뭐라고 했다가 떠맡겨질 상황인가 봅니다.
꾀쓰다가 된통당했죠.

그런이유로 저에게 제사를 가져올지도 모르니 니가 맘의 준비를 하랍니다.

전 이런 기분이 듭니다.
내가 왜????
그거 제가 해야합니까??
더군다나 직장다니는 제가?

그리고 저도 나이가 좀 더 들면 어머님처럼 시댁상종안하고 살고 싶은 맘 뿐입니다.
어머니께서도 이런 제 맘을 제발 알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