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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짬뽕


BY 짬뽕부인 2001-09-07

울 남편 정말 웃기는 짬뽕이다.
아니, 웃기지도 않는다...

울 남편 월급 120만원을 채 못받는다.
식구는 다섯...
시엄니에 9살 7살 아이들이 있다

120만원으로 한달을 살려면 빠듯하다.
그래도 남들이 알아주는 알뜰함으로 크게 빚지지 않고 산다.
하지만 월급날을 전후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러면서도 힘들게 직장다니는 남편을 생각해서 경제적인 고통
얘기하지 않는다.

울 남편 늘 용돈이 부족하다고 불만이다.
한달에 10만원 고정적으로 가져가고, 기름값은 카드로, 술값도
카드로, 그러고도 부족해서 중간에 5만원 더 가져간다.
자기 동료중에는 부인과 맞벌이를 해서 한달에 50만원씩 쓴다나
어쩐다나...하는 볼멘 소리를 하면서...

내가, 그럼 나도 나가서 돈 벌어오라는 소리냐며 걸레질 하며
조용히 물었더니 그 소리는 쏙 들어갔다.

그런데 지난달에는 생각지 못한 지출이 15만원이나 더 생겼다
이유는 교통위반 벌칙금인데...중앙선 침범을 했단다.
내가 자기보고 중앙선 침범을 하라고 시킨것 처럼, 아니면
내가 그 차에 동승이라도 했던것처럼 그래서 공동범인것처럼
나한테 신경질 부렸었다.
그땐 참았다...막상 일이 잘못돼니 저도 신경이 예민해져서 저러려니
하고...

그런데 일이 터진건 열흘 후...
열흘 후까지 범칙금을 내야 하는데 그때가 우리아이들 개학에
집안 행사에 얼마나 정신이 없던지 그만 깜박 잊었던 것이다.
물론 돈이 있었다면 나도 다음날 미리 내버렸을텐데...돈이 없으니
어떻게든 마지막날까지 버텨보다가 마지막날 내려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나도 얼마나 가슴을 내리치고 내 기억력에 발등을 내리쳤는지
모른다. 과태료가 20%나 되니까...
다행히 발견했을때 범칙금 용지 한장은 날짜가 조금 여유있어
월급받고 그자리에서 내면 되었는데, 6만원짜리 용지가 문제였다.
과태료를 12000원이나 더내게 되었으니...

나도 안다. 내가 실수한 것을...
그리고 남편이 교통위반을 한것도 실수인것을 안다.
그래서 아무말도 안했다.
그런데 어제 저녁 내가 오늘 은행에 잊지않고 가기위해 꺼내놓은
그 범칙금 용지를 보고 남편이 한 말이 너무 밉다.

...너 이거 아직도 안냈냐?...너, 돈 많은가 보구나?...

내 참 기가 막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