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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7년간 기만당한 여자의 변


BY 헛 똑똑으로 산 2001-09-07

결혼한 지 7년째다.
우리 남편은 번듯한 직장에 다니며 시부모님을 닮아 결혼하기 전부터
펑펑 쓰며 살아 결혼할때 직장6년 다닌사람이 돈 한푼없이 전세금
융자 받아 결혼했다.

난, 그래도 은행에 다니는 사람이니 돈관리를 결혼하면 할 줄 알고
결혼초에 돈관리를 맡기려 했다.
그런데 한달이 지나도 두달이 지나도 저금할 생각도 않는거다.

이른 바 한큐- 인생 (들어는 보셨나요?)
주식투자로 한큐면 된다는 인생이다.

남들은 결혼하면 남편이 알아서 통장 가져온다는데.

나는 죽일년, 살릴년 소리 들어가며 겨우 획득한게 카드 하나다.
자기가 이체시켜주면 빼쓰라 이거다(참고로 나도 직장다닌다.)

남편은 지난 7년간 월급때마다, 상여때마다 10원 단위까지 이체시켜주며 자기는 나한테 통장 안 갖다 줘도 깨끗하다. 자기가 권한이 뭐가 있냐며, 자기가 조금 쓴다며 큰소리 쳐 왔다.

술 좋아하는 우리 남편. 내가 주는 용돈으로(한달 40만원 가량) 그렇게 허구헌날 먹을 수 없다는 거 알아 뒷주머니가 좀 있겠거니
짐작은 했었다. 그래도 나 우리남편 조금도 의심 안했었다.
그렇게 7년을 살았다.

며칠전 대한항공에서 우리남편 통장으로 이체될 돈이 있어
그거 확인하려고 인터넷 뱅킹으로 우리 남편 계좌에 들어 갔었다.
결혼 후 처음으로.

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것만 확인해 봤는데
매달 상여 몇십 씩 나오는 거는 우습지도 않게 자기가 쓰고
300씩 나온 성과급도 자기 혼자 쓱싹. 그것도 몇번이나.
올해만 나한테 안 준 돈도 1000 만원 가량 된다.

그날 저녁 따져물었더니 더 큰 소리치며 자기가 쓰고
주식투자 했단다. 갖다주면 될거 아니냐고.

나, 그돈 없어도 살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철썩 같이 믿었던 우리 남편에 대한 신뢰는....

우린, 한푼도 없이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단 돈 10만원이라도 더
저금하려고 정말 구질구질하기 살았다. 직장다니면서도 말이다.
우리 신랑, 내가 준 용돈에, 시시철철 나오는 상여에
한 달 평균 100 여만원씩 펑펑 쓰며 살아온 거다. 지난 7년간 말이다.

그러니까 총각때 펑펑 쓰던 것 처럼 똑 같이 산거다.
나한테는 적당히 정확히 나오는 돈만 붙여주면서 자기는 깨끗하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우리 주식투자로 2,3000 정도 까 먹었다.
총각때 주식투자로 모든게 하나도 없었으면 이제 정신을 차려야지
자기 부모님처럼 우리도 저 사람 믿고 있다간
늙어서 자식 신세 질 수 밖에 없는건 자명한 일로 보인다.

나 그동안 열심히, 알뜰히 결혼생활 한게 너무 바보같이 느껴진다.
나는 10만원 더 저금할까 말까로 고민할때 우리 신랑
몇백도 우습게 쓰니까 말이다.

이렇게 사는 우리 신랑 앞으로 무얼 믿고
존경하고 따라야 할 지 나는 정말 가슴이 콱- 막히는 것 같다.
정말 새끼들만 아니면 당장 이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