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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시댁은 시금치?


BY 휴!! 2001-09-07

둘째아이 출산이 10월중순이거든요.
첫째아이랑은 20개월 정도 차이나는데
첫애는 지방에 있는 친정에서 나았어요.
그런데 둘째는 서울에서 낳고 싶더라구요..
시댁식구 모두 서울분이니 가까이 계시고
또 첫애를 낳을때 신랑이 서울서 병원으로 오는 중에
아기를 낳아서 신랑없는 서운함도 있고..
친정엄마에게 큰애 보살피기에 제 몸조리까지 죄송하고..
(그리고 친정엄마는 가게에 나가셔야하니까)
신랑도 둘째아이 낳는거 꼭 보고싶고,
첫째아이랑 떨어져있는게 싫다고 늘 그랬어요.
그래서 첫애는 시어머니(시부모님 모두 그냥 집에 계시고
시어머니 연세는 63세)가 봐주고
저는 산후조리원에 들어갈 생각이었거든요.
자연스럽게 큰시누이랑 작은시누이 모두 그렇게 하라고 그러고,
어머니도 그게 좋겠다고 했는데...

그런데 산달이 다가오니까 다들 마음이 바뀌나봐요.
안그래도 두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걱정도 되고
첫애가 나랑 떨어져 할머니랑 2~3주 잘 있을까 염려스러운데
어머니는 임신 36주인 저를 두고 큰시누랑 외손녀랑
미국에 다녀오겠다는 거예요..2주정도
추석도 있고, 그후 제사도 있어 지금밖에 시간이 없다나요.
내년 봄도 있고 시간 많으신데..
임신9개월이후 부터는 매주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하는데
큰애를 봐줄 사람도 없고(병원검진도 힘들어도 가급적 큰 아이를
제가 데리고 갔어요..) 갑자기 예정일 보다 일찍 출산할까봐
걱정이네요..

그것도 섭섭한데 얼마전 큰 시누랑 같이 저랑 신랑이 있는데서
'애 봐주다 쪽박쓰기 딱 좋다''쪽박쓸까봐 걱정이다'
쪽박이야기를 운운하고
큰 시누는 여지껏 서울에서 출산하겠다고 모든 이야기 다 해놓고
친정에서 출산할껀지 서울에서 출산할껀지 다시 몇번이나 묻고...

우리 신랑은 외동아들이여서 며느리가 저 하나뿐이고,
제가 첫애도 서울에서 낳은 것도 아니고,
제 한몸 편해보자고 첫애를 시댁에 맡긴 적도 없이
(저 딴엔 어머니 힘드실거 생각해서,
또 둘째출산 후 첫애 맡기기 죄송해서)
몸이 아파도 염려끼치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는데...
외손녀들은 그렇게 쪽박이야기 안하고 툭하면 잘 봐주면서~~
둘째 출산비도 걱정인데 또 여행경비까지 모른채할 수 없고
아버님은 혼자 집에 계시겠다는데 식사는 못 챙겨드려도
여러모로 신경이 쓰이고..

너무너무 섭섭해요.
상견례때 저희 부모님께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하고
사위를 아들처럼 생각하면 되지 않냐고 큰 소리 치시던 시어머니.
며느리를 딸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는 그후 절 꾸중하러
저희집에 왔을때 한번하시곤 다시 듣지 못했어요.
그리고 제가 딸이면 터질것 같은 배를 안고 19개월된 큰애 보느라
정신없는 저를 두고 미국행을 결심하셨겠어요?
그리고 쪽박이라는 소리도 할 수 없겠죠?

넋두리가 너무 길었죠?
두고두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해도 그게 잘 안되네요.
제 속이 좁아서일까요..
며느리가 마음에 안들어도 친손자에 장손인 저희 첫애가 너무
관심밖인것 같아 섭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