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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남편의 생활


BY 속터져 2001-09-09

남편은 직장에서 맡은 직책상 출장이 잦다.
항상 바쁘고, 일주일...닷새씩 출장을 다닌다.
결혼하고 휴가 딱 한번 써봤고, 매일 11시가 되어야 퇴근하고 어쩌다 8시쯤 퇴근하는 날은 다음날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바쁜 사람이다.

주말에도 거의 회사에 가서 일을 한다.
그리고 또 일주일..닷새씩 출장을 간다.

남편믿고 객지생활한지 몇년이 흘렀다.
나름대로 적응도 해가고 있지만, 바쁜 남편 때문에 난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다.

결혼하고 몇년동안 출장이야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런데 출장을 갈 때마다 꼭 싸운다.
하루이틀 가는 출장도 아닌데, 출장 준비를 항상 제때 못해서 가기 일보직전까지 무슨 전쟁터 보는 거 같다.
그러면서 짜증 부리고 소리소리 지르고 미친사람처럼 한마디로 *랄을 한다.

오늘만해도 그렇다.
주중에 내내 바빴다.
제 일도 제대로 못끝내고 퇴근했다고 항상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11시 12시나 되어야 퇴근하는데도 항상 너무 바쁘고 힘겹단다.
거기까진 좋았다.
어제도 12시가 다 되어서 퇴근을 했다.
그리고 내일은 아침 일찍 출장이다.
그러면 오늘은 준비못한 출장 준비를 하는게 맞는거 아닌가?
그런데 떡허니 골프 약속을 잡아놨다.
밤 12시에 퇴근해서 밥먹고 1시 넘어 잔 사람이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골프를 치러갔다.
그리고 한밤중에 출장준비를 하러 회사에 간다는거다
짜증은 있는대로 부리고 신생아인 우리 아기 눕혀놓은 앞에서 소리소리 미친넘처럼 지르고 아기는 놀래서 앙앙 울고...

그럼 골프는 왜 치러갔냐니까...
인간관계 때문이라나?? 자기 회사에서 인간관계 잘못해서 짤리면 나보고 책임 질거냐고 소리소리... 누구는 늦게 회사에 가서 출장 준비 하고 싶냐고 소리소리..

한바탕 난리를 부리고 회사로 갔다/
출장 갈 때마다 이런식이다.

자기 가방 안싸준다고 난리.....
아기 낳고 산후풍으로 허리도 못펴고 사는데, 주중에는 늦게 들어온다고 아기 한번 봐주지 않으면서 도와줄 사람 아무도 없는 객지에서 어지러워 쓰러질 거 같은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구만...
자기는 시간이 나면 골프치러 다니고...인간관계 어쩌구..회사에서 잘리면 책임질거냐는둥.... 마누라한테 꽉 잡혔다고 뒤에서 욕한다고 궁시렁 할짓 다하고 다니면서...

그래놓고 출장 갈 때마다 준비를 못했다고 온갖 미친짓 다하고 떠나고.

내 이 꼴을 언제까지 봐야하나.

한달에 적어도 출장이 세번은 있다.
많은 달은 한달 내내 출장일 때도 있ㅎ다.
애 데리고 혼자서 지내는 마누라 생각은 해 봤는지.

다른 남편들은 밤새도록 술 마시고 골프치러 나왔다나..이렇게 해야한다나...

미치겠다.
가정을 버려야만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소린데, 내가 미친다.
도대체 왜 사는지...

남들은 다 퇴근하고 남은 빈 사무실을 매일 혼자서 지키는 남편.
그러면서도 일을 다 못끝냈다고 항상 바빠죽겠다고 허덕이는 남편,
출장갈 때마다 출장준비가 안됐다고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소리소리 지르고 한마디로 발광을 하는 남편.

오늘은 소리 지르는 소리에 놀라서 우는 아기 그냥 놔두고 하도 어지러워서 방으로 들어와 그냥 누워 있었다.
미쳐서 펄펄 날 뛰다가 애가 계속 우니까 안아서 달래는거 같더니 내 옆에 뉘어놓고 나가버렸다.

하여튼 내 이 꼴을 언제까지 봐야할지..
출장가는날 골프칠 시간이 될 거 같다면서 골프치다가 늦어서 비행기 놓칠거 같아 택배 오토바이 타고 공항 간 적도 있다면 말 다한거 아닌가.
바이어 준다고 선물 사놓고, 허둥지둥 거리다가 놔두고 가질 않나.

일에 쫓겨서 허우적 거리면서 사는거...
시간 관리 똑바로 못하고 사는거 같은 남편 한심해 보인다.

내가 한심해 보인다고 하면 또 미쳐서 날뛸테니 이런말은 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진짜 한심하고...당장 떠날 출장준비도 체 못끝내놓고 인간관계를 위해서(?) 골프를 치러 간 남편이 정말 정말 못마땅하다.

자기는 시간이 충분히 될 줄 알았다고 하지만, 뒤를 돌아보면 매번 출장갈 때마다 이런 식이었는데...시간이 충분한게 자기 인생에 있을 수나 있는 일이었던가..

난 남편이 왜 그러고 사는지 정말 이해가 안간다.
오늘은 아주 오만정이 다 떨어진다.
꼴도 보기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