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07

이상한 시어머니


BY 나 미쳐. 2001-09-10

울 시엄니 진짜 좋은 분인지 여지껏 알았는데
산후조리하면서 산통 다 깨졌어요.
친정 엄마 해줄 형편 안되어 산후조리원 간댔더니 죽어도 안된대요.
내 며느리, 내 손주인데 당연히 자신이 한다고.
이 얼마나 감동적입니까?
모두들 시어머니 잘 만났다고 난리인데
날짜 다가오니 그러대요.
네 엄만 영 못할 형편이냐고?몇번이나 묻대요.
뒷통수 맞고 멍하대요.
산후조리라고 갔더니 애도 내가 데리고 자고 한 이틀 우는 소리 나면
오더니 그담부턴 깜깜 무소식.
아침에 눈 벌건 나를 깨워 밥 먹으라고..식구들 먹을때..
밥이 넘어갑니까?
한번 나가면 함흥차사고..식구들 오기 바로전에 오고..
누가 산후조리 해달랬나?
그러면서 산후조리 해준 사람에겐 꼭 선물 주는거라고..
아기보다가도 울어대면 내게 넘기고..
식구들 있으면 잘 해주다가도 없으면 밥도 안 챙겨주고..
밤마다 벽에 머리 처박고 울었습니다.
둘이 있을때 자기 밥만 퍼고 식탁에 앉으면서
너두 밥 먹으라.
밥 퍼는게 힘드는게 아닙니다.
서러워서 울음 참느라 정말..
울 엄마만 보면 내가 안 싹싹하다고 그런대요.
난 뭐 감정도 없는 인간입니까?
뭐가 좋아 싹싹하게 굽니까?
언젠가 밖에서 시아버지 전화가 오대요.
내게 먹고 싶은거 없냐구.
전화 낚아채며 빨리 들어오라고 짜증 내고...
한 달이 십년 같더군요.
울 신랑에겐 꼼짝도 못 하면서 내가 중간에서 잘 해야 한답니다.
내가 울 신랑이 뭘 생각하는지 알게 뭡니까?
울 신랑에게 서운하면 날 볶습니다.
남들 앞에서는 얼마나 잘 하는지 토할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전세기간 끝나 집 옮겨야 하는데 우리 형편 뻔히 알면서 대출하라.어쩌라 하더니 그래서 며칠을 고민했는데 남들에겐 우리 원하는데 보내 준답니다.
전화도 하다가 기분 안 좋으면 그냥 멋대로 끊어버리고..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그래도 앞에선 아무말 못하고 저는 그저 네.네 합니다.
그나마 나보다 더 흥분해 주는 남편 덕에 참고 삽니다.
여기보니 남편까지 나쁜 사람 많던데 전 호강하는 셈인가요?
잘 해야지.하면서두 맘이 안 열리네요.
보면 싫고..
며느리가 그리 만만한 자린가요?
나두 우리집에선 자가 딸들보다 더 귀하게 컸는데..
차라리 악역으로 쭉 가던지..
남들은 절 욕하겠죠.
남들 앞에선 정말 잘 해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