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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해야할지 말아야할지-충고 부탁합니다


BY 속상맘 2001-09-11

돌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전업주붑니다.

얼마전 경제적 요인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보려고 아기를 시댁에

덜컥 맡겼다가 도저히 마음이 아파 다시 아길 데려와 키우겠다고

했죠.

직장에는 그다음날까지 신중히 생각해보고 통보했습니다.

아이 때문에 도저히 안되겠다고, 죄송하다고.

그런데 문제는 신랑입니다.

임신 했을때부터 은근히 저에게 아이 맡기고 직장생활 할 의향없냐고

물어보더니 아기 낳고서 까지 그런 말을 몇번 했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누구에게도 맡길수 없다는 주장을 했구요.

신랑회사가 불안했거든요.

그리고 시어머님도 은근히 애맡기고 직장생활하는 며느리들을

말씀 했드랬습니다.

대놓고 직장생활 하란게 아니지만 말씀에서 느껴지는 것은

너는 왜 요즘 사람같지 않고 집에서 애만 키울 생각하느냐 뭐 그렇게

느껴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자주 말씀하시는 편이었거든요

얼마전에 결혼한 동서를 봐도 맞벌이를 해서 그런지 나 신혼때는 비교

도 안되게 많이 배려해 주시는것 같구. 서방님도 자기 색시 많이 감싸

는것 같구. 몇푼 못벌어 들여도 말이죠.

그 외에도 시댁과 신랑땜에 스트레스 받은게 많아서 맞벌이 하기로

결심하고 신랑에게 말했는데 첨엔 확실히 애길 안하더니 긍정적으로

가더라구요. 제가 면접에까지 합격해서 출근날짜까지 받아오니깐

좋아하더라구요. 우리 마누라도 돈벌러 나가네,하구

시어머님도 첨엔 아기 보시는걸 겁내하더니 나중엔 둘이 벌겠다는데

어쩔수 없지 않냐고 하시며 빨리 데려오라고 재촉 했드랬습니다.

출근날짜 일주일 남기고 아기 떨어뜨려 놓자 너무 그 공백이 컸습니다

지지고 볶고 어떻게 하루가 다 갔는지 모르게 아기랑 있을때와는

너무다른 외로움이 절 무너지게 하더군요.

밤이며 낮이며 보고싶을때마다 혼자 몰래 엉엉 울었습니다.

신랑도 매일 자정을 넘기더군요. 아기가 보고 싶어서? 모르죠.

어쨌든 3일밤을 겨우참고 아길 보러 신랑과 갔습니다.

마루바닥에 비개도 안베고 그냥 바닥에 수건한장 아무렇게나 깔아져

있는곳에 아이가 대자로 뻗어서 자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부엌에 계시고 아버님이 아기 앞에서 tv를 시청하고 계신

상태였어요. 옷은 제가 일요일 밤 목욕시키고 갈아입히고 간 그대로고

아기가 좋아하는 봉제인형은 그렇게 더러울수 없었죠.

그지 않아도 아이 맡기고 매일 시댁에 전화할때마다 아이 찡찡데는

소리가 들리는 데도 무조건 잘놀고 엄마소리 한번 않고 잘있다는

시어머님 말씀에 많이 서운한 상태였습니다.

한치건너 두치라고 아무리 친손주라도 엄마마음은 아니구나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자고 있는 아이를 내려다보며 가까스로 눈물을 참고있는데 아버님이

보고싶었냐고 묻는 말에 대답을 못했습니다. 목소리가 떨려 나올까봐

서 그냥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아이를 안고 안방

으로 들어가 소리죽여 울었습니다.

신랑이 좀 있다가 들어와 그냥 집에서 애보면 안되냐고 하길래, 진심

이냐구, 나두 당신이 진심이면 아기 내가 보고 싶다고 하고 데리고

온것입니다. 신랑도 훌쩍이는것 같더라구요.

오다가 친정에 잠깐 들렸는데 신랑 표정이 영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물어봤죠.

아까 내게 한말 빈말이냐구 그랬더니 니 맘데로 생각하라구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렇게 당신이 말하면 나보고 다시

애맡기라는 소리밖엔 안된다구. 그러면서 잠시 냉전이었는데

어쨌든 집에와서 셋이 씻으면서 다시 풀어졌죠.

아기에게 잘하려는 모습이 보여 안심을 했죠.

몇일 좋았어요.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했죠.

시댁에서 낯가리느라 못먹었던 양만큼 잘먹는 아이모습이 좋았고

이제는 잠깐이라도 집안에서 안보이면 안달하는 아이에게 큰상처를

줬구나 미안하기도 하고 경제적인 도움 운운해가며 내 욕심 차릴려고

했던 마음도 있었지 하면서 반성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 신랑이 (서론 본론 다 생략할께요) 말싸움 끝에

집에서 니가 애나보면서 왜 아기목욕하나 매일 못시키냐구 하는거에요

그러다가 시어머님 얘길 제가 했어요. 왜 나에게는 그렇게 할말 다

하면서 그날(아기 다시 데리고 온날)에는 왜 가만있었냐구.

어머님껜 왜그리 관대하구, 나에겐 잘한다구 열심히 하는데구 시비냐

구 그랬죠.

제 신랑이 아무래도 제가 돈벌어 왔음 하는것 같아요.

어떻게 하죠?

시어머님이랑 사이좋은 편두 아니구, 그리고 넘 맘아파서 맡기고

직장 못다닐것 같아요. 그렇다구 같이 살면서 직장을 다니자니

지옥일것 같고, 이데로 이런 스트레스 받으면서 전업주부로 있기도

힘들것 같구, 어찌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네요.

여기까지 잃어주셔서 넘 감사한데요, 저한테 좋은 충고좀 부탁,

또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