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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든일입니다. 꼭 좀 방법좀 알려 주세요.


BY 수퍼우먼 2001-09-12

지금 심한 충격으로 떨고 있습니다.
전에 속썩이는, 없느니만 못한 남편으로 인해 글 몇번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아직도 나아지는 기미가 없습니다. 아마 평생 가겠지요. 이러고 살아야 될까 고민만 하다가...
어제, 친정언니와 모처럼 평일에 단둘이 만났습니다. 언니는 왠지 어두운 얼굴이었는데, 알고 보니 이 속상해방에서 흔히 보이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형부의 핸드폰에 뜬 문제 메시지... 첫째, 아저씨 왜 요즘은 전화 안해? 꼭 전화해 줘.. 둘째, 술먹고 싶은데...
참고로, 형부는 40대 후반, 문자메시지는 받을 줄도 모르고 쓸줄은 더욱 모르지요. 어제 아침에도 고3인 딸이 급한 일로 자기 핸드폰 밧데리가 방전돼어 자기 아빠의 핸드폰을 빌려 사용하여 문자메시지 보내려다가 발견했지요. 대학생 아들과 고3인 딸이 의심하는 가운데 형부의 말도 안되는 변명.... 지방 대리점 사장인데 핸드폰이 그 부인의 명의로 되어있다고, 의부증이냐고 되려 화를 내고..

제 남편 과거가 하도 화려하니까, 언니가 저한테 묻대요. 제가 단언하건데, 술집여자일 가능성이 제일 많고, 아마 저녁에 물어보면 딱 잡아뗄거라고요. 설령 호텔에 갔어도 절대 손안댔다고 그럴 거라고.

오늘 아침에 언니랑 통화하는데, 제가 말한 부분에서 어쩜 한군데도 틀리지 않고 똑같이 얘기하더랍니다. 더불어, 화도 내고. 자기를 믿지 않는다나 어쩐다나.. 판을 깨자는 얘기냐고 묻더래요. 자기 개망신 주면 너한테 뭐가 이득이냐구요. 거의 확실한 자기 변명처럼 들리네요.

어제 언니가 그 문자메시지 주인공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은근슬쩍 그 지방 대리점이냐고 물었더니, 그 주인공 여자 - 그런 곳 아닌데요. 누구세요? 하더니 딱 끊고, 그 다음엔 계속 불통.... 발신자안내 전화 기능 참 좋은 것 같네요. 처음엔 멋모르고 받았다가, 두번째에는 누구 전화번호인지 알았다는 소리같더라구요. 아니면, 형부랑 말을 맞춘 것이겠지요.. 언니도 괴롭지만, 23년간의 결혼생활이 한꺼번에 무너졌지만, 더 괴로운 것은 자기 자신이 이 상태로 계속 살아야 한다는 것이 더 자존심상하고 괴로운 것이겠지요. 저 역시, 성실과 근면 하나로 존경하던 형부가, 벌레같던 내 남편과 다를 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요. 이번 주 토요일에 모여 소래포구에 가서 대하 사다가 구워먹자고 계획했는데, 너무 기가 막히니 앞으로 어떻게 볼지 걱정입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언니가 삼자 대면하자고 했더니, 그여자는 그런 여자가 아니라고 막 화를 내더래요. 그 여자 불쌍하다고 말같지도 않은 소리 말라고 한대요. 그 술집여자는 불쌍하고, 앞에 자기를 믿고 23년간 고생하며 살아온 여자는 아무렇지도 않고요. 자기를 믿으면 되는데 안 믿어서 불쌍하긴 뭐가 불쌍하냐고 당당하더군요.

정말, 인간이 싫어집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단, 핸드폰 통화 내역을 알려면 본인만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좀 도와 주세요. 무언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대처를 해야 할텐데, 우리 언니 너무 순진하고 집밖에 모르던 사람이라서요. 스물하나에 결혼해서 지금까지 한 남자만을 믿었는데. 하나가 무너지니 그동안 모든 수상했던 행동들이 다시금 기억나네요.
너무 길었던 얘기지만, 내용의 차이는 별로 없지요. 마음이 괴로우니 자꾸 하소연하게 되네요. 죄송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