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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을 각오하고 올립니다


BY 맹물 2001-09-16

결혼 2년차 시댁에 한푼안받고 오로지 내돈과 대출갖고 시작했다
가끔씩 시댁가면 시엄마 맨날 돈없어 죽겠단 소리만 한다
그래도 여지껏 명절,어버이날,생신,제사 빼곤 용돈드린적 없다
왜? 나도 살아야 하니깐...

시숙 아직 미장가다
결혼할 여자 나보다 5살 어리다
여지껏 많이 봐왔는데도 나한테 정식 인사는 커녕 말도 못붙이게 한다
나같으면 서로 잘지내라고 노래방이나 술한잔하면서 소개도 시킬텐데
내가 나이가 많다고 지 미래의 색시 부려먹을까봐서 부랴부랴 둘만 방에 들어가서 문 걸어잠그고 나오지도 않는다

시동생이 군대에 있다
제대하고 복학하면 등록금포함 학비 울보고 대라고 그러신다
미쳤냐? 나도 살기 힘든데
조금있으면 이사도 가야하는데 전세값이 장난이 아니라 길거리에 나 앉게 됐는데...

한번 철판깔고 울신랑이 시댁에 가서 전세금좀 도와 달라고 그랬다
울시부모 니들이 알아서 월세를 구하라고 했단다
그래놓곤 시숙 신혼집 알아보고 다니신걸 내가 모를까봐서

맞벌이 중 임신이 돼서 좋아했는데 애가 잘못돼서 중절수술했다
정말 그때만큼 가슴아파본 적이 없던거 같다
울시엄마 나한테 무슨 이상있는거 아니냐며 승질을 슬슬 돋군다
자기아들은 완전무결 하다나... 참나
그 충격으로 회사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다
그뒤로 당신 병원다니시는거 내가 동행해서 돈 다 내드렸다
몸조리도 못했는데 자꾸 불러내서

그런데 오늘 맘잡고 시댁에 갔다
울시엄마 나 앉기도 전에 하시는말씀
담주에 다리수술(무릎연골) 한다 니가 와서 병간호 해라
담주 수술날이 바로 우리 만난지 8년되는날이라 남편이 깜짝이벤트한다고 콘도며 비행기 다 예약해놨는데...
태어나서 첨으로 남편이 한건데...

좋다 뭐 어쩔 수 없다
여행이야 담에 또 가면되지 뭐 (흑흑)
내가 집에서 노는죄고 당신 아들들 셋이나 있어도 내가 해야지...
그치만 하나도 고마워하거나 미안해 안한다
내년에 시아버님 회갑이신데 유럽여행 보내달란다

미친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뛰겠다
몸조리 한다고 쉬고 있는중에 날벼락 맞게 생겼고 수술비도 우리가 내게 생겼다
맏이도 아닌데 맨날 그런일엔 날 내세우신다

아컴 회원님들께 맨날 좋은글도 못올리고 이런글만 올립니다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해주세요
정말 욕먹을 각오하고 올렸습니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미칠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