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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을 받으며


BY 큰동서 2001-09-18

한번씩 들려 위안을 받는 한 사람입니다.
전 삼형제중에 맏며느리입니다.
첨에 결혼할때 딸이 없다고 딸하나 생긴셈 딸같이 생각하신
다는 말씀에 안심하고 한 집안의 맏며느리로써 열심히 하다고
하면서 살았읍니다.
근데 역시나 살다보니 며느리는 며느리더군요.
우리 시엄니 이날까지 자식들 품에서 놓질 않으십니다.
이한마디로 대충 짐작하시겠지만 이날까지 자식들이 부모말씀에
아니오한번 말대꾸한번 안하고 삽니다.
그러니 저나 아랫동서는 물론 자식들은 심정이 오죽할까요.
저희애기아빠 작년에 6개월정도 정신과치료받으며 약으로 잠을
청했읍니다.
간단히말해 아줌마들의 화병이라나요.
그렇지만 부모님 이런사정 모르십니다.
한번 애기아빠 어머님께 말대꾸한번 했다가 저 온식구앞에 무릎꿇고
엄청 깨졌읍니다.
시엄니왈 자기자식은 이날까지 이런모습없는데 제가 뒤에서 조종했다
이거에요.
그땐 저도 당황해서 그냥눈물만 엄청 흘렸지요.
그러다 제가 둘째를 낳고 꼭 일주일후 시엄니 중풍으로 쓰러지더이다.
정말 그땐 어찌해야할지 막막했어요.
그때 시엄니 연세53세 말그대로 아줌마지요.
다행스럽게도 시아버님이 59세로 정정하신관계로 낮엔 시아버님이
밤엔 애기아빠와 바로밑에 시동생이 번갈아가며 병원을 지켰지요.
한달간격으로 입원과 퇴혼을 반복했읍니다.
몇달후 퇴혼후 그때부턴 제가 하나걸리고 하나 업고 열심히 시댁다니며 밑반찬 김치 국거리 매주 해다 날랐읍니다.
그생활이 2년을 훌쩍 넘었네요.
우리둘째가 32개월인데 느긋하게 유모차한번 못타봤읍니다.
지금은 시엄니 많이 좋아져서 손수밥도 해 드십니다.
그치만 그동안 왔다 갔다하며 빚만 늘었읍니다.
그리고 우리아랬동서 한마디로 가관입니다.
저보다 한살 적은데요 저도장녀 동서도장녀입니다.
그치만 하나부터 열까지 잘 못한다고 한발물러나 있읍니다.
저도 못하지만 맏며느리라는 위치때문에 잘해야만 됩니다.
이젠 너무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금 동서가 들째를 낳아서 큰애를 제가 봐주고 있읍니다.
친정이 농사철이라 갈 입장이 아니라서요.
첨에 시엄니 저보고 산후조리 해주라하데요.
솔직히 저 부담도 되고해서 애는 봐줄수있어도 우리애도둘인데
하면서 대답을 미뤘더니 산후조리원 들어갔읍니다.
추석은 다가오는데 올해는 저혼자해야되지 싶읍니다.
횡설수설 너무길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