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50

시엄니, 맴보는 고렇게 쓰시면 안되져~


BY 황당 2001-09-21

전 뉴욕에 사는데요.
일주일전에 테러사건이 있었잖아요.
전화가 불통이어서 한국 친정이랑, 시댁에서 난리가 났었나봐요.
남편은 다른 곳에 가 있었거든요.
남편도 집에 통화가 안되서 맘졸이고 있었던 모양이구요.

엄마랑 통화가 됐는데, 엄마가 막 소리지르면서 얼마나 걱정했는줄 아냐고...다 무사하냐고.. 남편도 괜찮냐고...그러시면서 시댁에서도 걱정 많이 할테니까 빨랑 전화 하라고 하시더군요.

남편과도 통화가 안되고 있을 때였지만, 남편이야 다른 주에 가 있었으니까 머..시집부터 전화를 했죠.
근데, 예상외로 어머니 목소리가 잠잠하고 웃기까지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전 걱정 많이 하셨을까봐
"어머니 걱정 많이 하셨죠? 여기 전화가 안됐었어요. 저희는 다 무사하구요. 아범은 지금 다른주에 가 있으니까 문제 없을꺼예요."
말이 떨어지는 순간, "응 아범하고 통화 했어. 그래서 걱정 안했다"

힝?

그러니까요..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를 넣었는데, 남편이 다른주에 가 있었고 무사하더라는거죠. 그러니까 걱정은 더이상 안했고, 우리집에 전화는 하지도 않았더라는 겁니다.

걱정도 전화도 안한 시집에 괜히 저만 착각하고 전화를 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무안하고 어이없을수가.
아니, 당신 아들만 무사하면 며느리하고 손주들은 어케되도 괜찮단 말씀이신가요?
갑자기 머리로 피가 확 솟구치는데, 너무 솟구쳐서 머리가 마비가 되었는지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그 이후 이어지는 어머니의 내 속 긁는 소리만 듣다가 네네...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말을 한마디 해도 어케 저렇게 사람 기분나쁜 소리만 골라서 할까..
말보다도 시엄니 진심을 알게 된듯 하더군요.
정이 뚝뚝 떨어지면서... 맘속으로 다짐했슴다.

내 다신 전화 하나 봐라!

말을 그렇게 하셔도 맘은 안그런데 표현이 잘 안되시는 거려니...생각하고 잘하려고 나름대로는 노력했는데, 요본에 보니 맴이 고러시더라구요.

그리고 어제 남편한테 그 이야기를 했죠.
어머니 너무하신거 아니냐...어머니는 며느리를 그렇게 생각하시면서 나한테 효도받으려고 하시면 안된다.

남편이 얼굴을 구기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왜 얼굴을 구기고 있냐고 했더니, 소리를 있는대로 지르고 휴지를 아주 뭉그려 뜨리면서 자기엄마가 잘못했지만, 자기 엄마니까 내가 그런소리 하는게 기분 나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눈아에 있는 물건을 발로 차고 한마디로 미쳐서 지랄지랄.

와~~
두 모자한테 기가 팍 질려서, 정이 뚝 떨어지는데.

둘다 용서가 안되네요.

아주 이참에 시집하고는 인연을 확 끊어버릴려고 해요.
당신은 맴을 고렇게 쓰시면서 나한테 뭘 바란다는건 염치 없는 일이지여~
자기 엄마 이야기 한다고 저렇게 미쳐 날뛰는 기특한 아들이 있는데, 뭐 나한테 까지 바란다면 넘 욕심이 지나친거 아닌가여?

내년, 남편 공부끝나고 한국에 들어가는데, 아예 전 시집에 발걸음도 안할 거예요. 그것때문에 남편이 또 미쳐서 물건 때려 부수고 난리치면 남편하고도 안살려구요.

여기 오기전 한국에 있을 때도 내 가슴에 대못박는 소리만 하시고, 말한마디를 해도 고렇게 사람 가슴 후벼파시는 소리만 하시더니,
그래도 나이가 있으시니까 ... 옛날분이니까 표현력이 없어서 그러려니 했더니, 이제보니 며느리는 자식이니 어쩌니...하는 말도 다 거짓말이고.
전화할 때마다 기분 나빴지만, 그래도 도리지 싶어 비싼 국제 전화료 물어가며 꼬박꼬박 전화 드렸더니..

어쨌거나, 오만정이 다 떨어졌네요.
나 정 한번 확 똘어지고 나면 수습이 잘 안되는 사람인데, 다시는 얼굴도 보기 싫어요.

그 어머니에 그 아들...어디 가겠어요?
자기네 핏줄끼리 잘 살아보라죠.

아 정말 다 싫다!!!!
둘다 절대로 용서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