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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즈음하여....


BY jkjj04 2001-09-25

난 추석이 되면 늘 가슴아픈 추억하나를 가슴에 담고산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추석날 올해로 꼭10년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추석이면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난다.
추석날 아침 모두가 아침을 먹고 단란히 둘러앉아 조카들 동생들 재롱에 한참인때 여든여섯 고령에 몸저 누우시던 할아버지께서 편안히 잠든 상태에서 돌아가셨다.
가족 모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추석명절 보내려 고향오신 친지 이웃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그들의 위로가 있어 더욱 할아버지의 가는 길이 행복해 보였다.
출상을 하고 절에다 모셔49제를 지냈다.
난 할머니를 절에 모셔가기 위해 잠시 직장을 쉬었다.
절에 가는 날은 어김없이 ?コ?음식에 흰국화 한다발과 할아버지 께서유난히 좋아하시던 환타 한병을 쌌다.
혼자 남겨진 할머니는 절에 가는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늘 추석이면 흰국화 한다발을 사들고 할아버지 산소를 찾았다.
그런데 결혼과 동시에 그것마져 못하게된 나는 늘 슬픈 추석에 가슴에 멍이 든다.
큰아버님에게서 손주둘만 얻으신 할아버지는 나를 첫손녀로 맞이하셨다.할아버지의 나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셨다.
난 할아버지 면도를 직접해 드리고,머리도 감겨드리고,겨울이면 아궁이에 불을 짚혀 할머니의 목욕도 도왔다.
그렇게 20년을 할아버지 무릎에서 자랐다.
그런 할아버지를 난 잃었다.
까치한 수염에 두툼한 손,두꺼운 돋보기를 쓰신 우리 할아버지....
또 어김없이 추석은 다가오고,난6년째 할아버지를 뵐수가 없었다.
할아버지 영정앞에 술이라도 한잔 올리고 싶다.
이런 슬픈 추석을 또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