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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엄마자격이 없나봐요


BY 사과나무 2001-09-27

우리 아들 이제 세돌 지났습니다.엄청 까불고 개구장이인데,저는 평소엔 60에 득남한 사람보다 더 아들한테 거의 목숨걸고 삽니다.
두어달만에 결혼한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데,아들이 눈에 밟혀 지금 모임에 안나갑니다.울 남편도 제가 한심하답니다.젊은 여자가 왜 그러냐고. 어쨌든 거기까진 좋은데 저 한번 화가 나면 제가 생각해도 싸이코같습니다.그 어린거 한테 악을 쓰고(때리진 않습니다),내 화를 내가 못이겨 애 보는데서 막 내 머리털 붙잡고 운적도 있습니다.
그런날은 내 인생 자체에 회의가 들죠.혼자만 애 키우는것도 아니고 다른 엄마들 둘 셋 잘만 낳아 키우는데,혼자 목숨걸었다,미친여자처럼 애를 잡다가....
아들땜에 전 하루에도 열두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갑니다.
아까는 백화점을 남편과 애 데리고 갔다왔는데,애가 계속 에스칼레이터에서 위험스럽게 장난을 치길래,몇번 참고 경고를 했는데......
참고로 울 남편 애 말안듣는거 못참습니다.얼마나 애한테 무섭게 하는지 항상 전 불안함에 떨죠.울 남편이 애를 혼낼땐 저 돌아버리기 직전까지 갑니다.울 남편이 너무 미워서 애땜에 맨날 싸웁니다.
하여튼, 애가 계속 말을 안듣자,울 남편 표정이 달라지더니.....
그리고 제가 먼저 선수를 친다는게 백화점 그 사람많은데서 애를 첨으로 때렸어요.아무리 엉덩이지만,막 혼내면서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무슨 구경난것처럼 저를 한심하게 보더군요.솔직히 공공장소에선 절대 애를 혼내는게 아니라고 하잖아요.애는 애대로 뒤로 넘어가면서 울고 저는 저대로 남편한테 화가 나면서 동시에 애한테,그리고 제 자신한테 미친듯이 화가 나기 시작했어요.
오늘 정말 기분이 아니네요.
어떤게 올바른 교육인지,제가 인간이 덜 된건지 너무 괴롭네요.
애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막 눈물이 나데요.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저 엄마자격 있는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