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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추석'


BY 오~이런! 2001-09-27

여기 오고나서 아내들의 '추석'에 대하여 처음으로
심각하게(?) 생각해 봅니다. 먼저 제 집 추석풍경을
말씀드리면, 며늘 셋 열심히 음식만들고 아들 셋
아이 돌보거나 텔레비젼 보며, 총각 하나 제 친구들
만나러 다딥니다.

다들 바쁘게 사는지라 똑같이 얼마씩 내어 음식 간
단히 준비하지만, 여자들에겐 곤욕입니다. 당일날
남자들하고 아이들만 절 합니다. 여자들 이른 새벽
부터 음식준비에 옷 매무새 볼 여력도 없습니다.

남자들, 이불 개고 자리 준비하고 해놓은 음식 차례
상에 올리고 뭐 그 정도네요. 나름대로는 여자들을
배려한다고 하지만, 여자들이 훨씬 힘들다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만 알았습니다.

이제 저희 집 추석풍경 바꾸려고 노력할 작정입니다.
음식은 당일 소화할 것으로 최소한으로 줄이되, 남
자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문제는 솜씨죠. ^^;;),
차례는 꼭 여자들도 같이 지내고, 최소한 차례 후
설겆이는 남자들이 책임지며, 성묘는 정리 다하고서
가족단위로 같이 갈 것입니다.

하지만, 난제는 당숙 등 오는 손님 앞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아직껏 그리 불만없는 여자들에게
불쑥 그런다면 못미더워 그런다고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등등, 이건 순전히 기우라
할 수 있죠.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과 약속을 하는
것으로 시작할 요량입니다.

그런데 처가에 가면 사위들만 오면 딸들(마눌)이
상차리는 것 무지 즐겁게 합니다. 같은 일을 해도
처가에서는 즐거운 일이 되고, 시가에서는 부담스런
일이 되는 것이죠. 또 한가지 딸들끼리 보면, 큰
딸은 5백원 내고, 둘째는 3백원, 막내는 1백원 내도
큰 불만없이 행사가 잘 돌아갑니다. 뒷말도 없고요.

그러나 막상 시가쪽의 행사가 되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더군요. 남자입장에선 시가에서도 이런 배려하는
마음이 조금만이라도 있었으면 해서 말해봅니다.
머리띠 둘르고 두주먹 불끈 쥐며 투쟁하기보다는
서로간의 최대공약수 찾으려고 우선 노력해보자
외칩니다. 가족간에 외면하며 사는 것도 심한 스트
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