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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도보기시러라..이러믄안되는데...


BY 휴~`` 2001-09-28

울 남편은 원래 가난했다.
결혼하기전 빚갚고 겨우 한푼없이 결혼, 결혼한지 일년만에 빚800..야간대학에 술값에..날린돈 남편퇴직금으로 겨우 갚았다.
새로 시작하면 될 것 같았다...사업이랍시고 5개월..내월급 80으론 생활만 겨우겨우...다시 빚졌다..거기다가 또술값...5월부터 다시 직장다녔다...둘이 같이 벌어 빚 갚자했다. 하지만 아무리 안쓰고 아껴도 불어난 빚은 좀체 줄지를 않는다....천만원돈...사고에,사고에,사고에,실수에,실수에,실수에.....그래도 나 절망하지는 않았다....우리아기 태어나기 전에 어떻게든 안정 되어볼려 발버둥 쳐 봐도 돈이 돈을 부르는 세상인지라 돈 없는 우린 끝없이 옭아져 가고 있다...그제, 철없는 남편은 술먹고 4만원 쓰고선 열쇠 잃어버려 또3만원 깨먹었다...내가 조금 울었는데, 미안하다 한다...그러곤 어제, 또 돈있냐해서 이만원 줬다..그 돈으로 이발좀 하랬더니, 투덜거린다...보험 해약한 돈있으니, 좀 더 달란다...그래서 없다고 짜증부렸더니..왜 자꾸 빚이 부는냐고 지랄한다....돈 벌어다가 주는데..매달 그돈이 다 어디로 가느냐고...어이가 없어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꼽아주며 설명해 주었다...납득을 하면서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 싫은지, 자꾸만 어떻게 사느냐고 짜증부린다...내가 부려도 모자랄 짜증을 지가 부린다.큰소리까지 쳐가며...지도 답답해서 그랬겠지만...임신9개월된 마누라를 새벽 2시까지 붙들고 앉아서 말이다...돈도 제대로 호탕하게 쓸줄도 몰라 남들한테 쪼잔하단 소리 다들어 가면서, 술김에 그 모아둔 쪼잔함 다 폭발시켜 한번에 돈 써버리는 주제에...이젠 지가 돈관리 해보겠단다...카드하고 통장 다 달랜다...나, 울면서 절대로 그리 할순 없다 했다...나도 널 믿고 싶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가장을 못믿는 나도 안타깝다...하지만 너도 날 못믿긴 마찬가지 아니냐...고양이 앞에 생선을 물리라지...
남편의 무능력함, 우매함, 배려없음, 고집불통, 짜증부림...이런것들 다 싫다...지 마누라가 결혼하고 옷 한벌 안 사입고 살았는데..그걸 몰라줄 망정....저 인간, 과연 괜찮은 아빠 노릇이나 할란가 걱정이고..글쎄, 나한테 이렇게 신경질부릴거 태교는 왜하냐 한다...그저 한숨만 나오고...이젠 꼴도 보기 싫을 때 너무나 많고, 짜증부리는 언사를 조금만 가해도 미워 죽을 지경이다...임산부의 불안함과 예민함탓일까...오늘도 그냥, 이혼 생각 할 지경의 싫음을 울 아가를 생각해서..또는 이러고도 어쩔수없단걸 아는 포기의 심정으로..크으게 한숨 한번 후욱 내쉬고...내 눈깔 찌른 나 자신만 원망하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 신랑 미웠던 적 없었는데...미우니깐 너무 괴롭다...어찌살까 절망스러워 진다..추석때 뼈꼴빠지게 일하믄 이 생각 더 해질텐데...그의 좋은점만 생각할래도 자꾸만 나쁜모습만 먼저 튀어나와 입안에 욕이 스물스물해진다....
그래도 아기가 아빨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까지 하고 있는 날 보면 아직도 덜 디었나 보다....내 정체성의 문제야...과연..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