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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은 내 생일


BY 주주 2001-09-28

추석 전날은 내 생일 이예요.
결혼전에는 생일이라 좋기만 했는데 결혼하고보니, 생일날 일만해야 하는 제가 불쌍해 보이기도 해요.
시어머니 생신은 떡 벌어지게 차렸어도, 막상 제 생일이면 미역국한번 끓여주신 적이 없는 어머니,
게다가 오랫만에 만난 서방님은 하필 형수 생일이 추석전이라 생일선물을 안줄 수 가없다며, 투덜댑니다.
어머니는 왜 하필 그런날 태어났냐고 맞장구 치시죠.
생일인게 무슨 죄를 진것도 아닌데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어요.
신랑에게 말하면 지네식구욕한다고 들릴까봐 말안하고 버티다가,
결국 불만을 얘기하니까, 그때부터 침묵시위에, 화까지 내대요.
그냥 펑펑 울어버렸어요.
시집와서 세번째 맞는 제 생일이 정말 싫습니다.
친구들도 결혼해서 바빠 내생일따위 까맣게 잊었나봐요.
전화도 없더군요. (나도 시댁에 있어서 전화해도 받을 수 없지만...)
항상 제사나 명절이면 이틀먼저 갔었는데. 이번추석에는 추석 하루전 그러니까 내 생일날 시댁에 가려고 해요.
괜히 아침에 일어나서 시어머니가 미역국 안끓여주셔서 섭섭해 하느니 내가 아침에 끓여먹고 가려구요.
제 생일날 새벽에 일어나셔서 생선이며, 삼색나물, 팥밥에, 고기미역국을 끓여서 상에놓고, 딸잘되게 해달라고, 비시던, 엄마의 뒷모습이 너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