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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의무랍니다. 그럼 ?...


BY zemzem 2001-10-04

전 정말 시어머니가 싫습니다. 결혼한지 5년이 넘었지만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꼬집어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성격차이려니 하고 꾹꾹 눌러참고만 있습니다. 친정 부모님 반대 부릅쓰고 한 결혼이라 힘든 일이 있어도 친정엔 내색을 안합니다. 시댁에서는 막내 며느리이지만 집에서는 맏딸입니다.
추석때 잠시 쉬느라 앉아 있는데 어머니께서 둘째 안 갖느냐고 하시면서 아들 예찬론을 펴시더군요. 으례 하시는 말씀이려니 했는데 아예 '아들은 의무'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처가살이하는 남자들을 이상하게 생각하시더군요. 순간 저도 열받았습니다. 요새 때가 어느땐데 그런 말씀 하시냐고 했죠. 으례 하는 말 요새는 딸들이 부모님한테 더 잘한다는둥 지금 이 애들이 컸을 때는 세상이 또 달라져 있을 거라는둥 이말 저말 다 끌어서 시어머님께 반박하다가 한 마디에 할 말을 잃었슴다.
" 그래도 아들이 있어야지 명절날 이렇게 북적거리지 않니? "
저희 집은 딸만 셋입니다. 저와 큰 동생은 결혼했습니다. 막내는 서비스직종이라 명절날 더 바쁩니다. 다행히 친정 부모님도 큰 집에 제사 지내러 가셨다가 추석날 오후에 오십니다.
전 정말 천만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아님 얼마나 쓸쓸하시겠어요?
제가 맏딸이니까 나중에 저도 친정 부모님 모시려고 하는데 시어머님 반응이 어떨까요? 시어머니가 직접 이런 말을 하니까 화도 나고 눈물도 나오려고 하더군요. 목구멍에서는 아들 셋 있는 이 집보다(아들들이 부모님한테 많이 기댑니다. 없는 살림인데 ...물론 저희는 굶으면 굶었지 부모님한테 손 안 벌립니다. 자존심 상해서) 딸 셋 있는 우리 집이 더 활기차고 재미있고 부모님한테도 잘 한다는 말이 치받아 올라왔지만 참았슴다. 5시 넘어서 잠자는 남편 깨워 빨리 가자고 하는데 하룻밤 더 자고 가면 안되겠냐고 그러시더군요. 절대 안되죠. 어머님은 아침부터 딸 안 온다고 그러시다가 결국 점심때 전화 하시면서 사돈댁에......
얼른 나와 버렸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맞설 겁니다. 이 집은 아들들보다 며느리들이 훨씬 똑똑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