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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맏며느리에게 감히 막내가 무슨말을???


BY 막내며느리 2001-10-04

저희 시댁...2남1녀, 형님, 누나, 그리고 울신랑..3남매입니다.
언뜻 아무런 문제도 없는 듯한 화목한 형제지간이지요...아무도 입밖으로 훗날에 대한 이야긴 아예하질 않으니까...
저희 아버님, 3년전부터 중풍에 걸리셔서 거동하시기 조금 불편하시고, 저희 어머님 시장에서 야채장사 하십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형님이 공인중개사 공부하신다고, 어머님이 집에 들어 앉아서 조카들 둘 보면서 살림하시구요...몇 년전부터도 느꼈지만 형님내외분이 부모님을 모시고 사신다기 보담은, 어머님이 오히려 얹혀 사시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울 신랑은 엄마 불쌍타고(애들 둘에 치여서 외식가도 편히 식사 한번 못하시죠.) 맨날 투덜투덜...그러나 모시진 않는 우리가 뭔 소릴 하겠냐며 달래고, 달래고 하길 2년 입니다...고모도 제 입장과 마찬가지구요...
우리 시어머님이나, 고모는 여느 시누나 시엄니처럼 대놓고 이런저런 말씀하시는 분들 아니시고, 언쟎은 일 있더라도 참고 넘어가는 착하신 분들입니다.
그럼에도 울 형님은 중풍걸린 시아버지랑 시어머니랑 함께 산다는 이유만으로 늘 저한테 그러십니다...자기가 뭘 알겠어? 부모님 모시고 사는거, 뭐 아무나 하는줄 아나? 자기는 편한줄 알어, 나니까 이렇게 살지, 요즘 며느리들이 누가 이렇게 참고 산데? ..등등의.
물론 저요, 부모님 안 모시고 살고, 간혹 일주일에 한두번 가서 맛난것 좀 사간다고 이쁨 받지 않을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어머님한테 알랑방귀 뀔 수 있지만, 형님 생각해서 일부러 무뚝뚝하게 어머님 대하고, 일부러 편찮으신 아버님께도 덜 살갑게 대하지요...맘같아서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한 식탁에서 고깃살 내가 발라서 숟가락 위에 놓아도 드리고 싶지만, 것도 다 참습니다...친정서 어른 모시는 법, 저는 엄마에게 그렇게 배우지 않았습니다...적어도, 아버님 혼자 큰방에 모셔놓고, 종일 아무와도 말 한마디 안 나누고, 불편한 걸음으로 거실로 나오셔서 마당으로 나가려 하실때에, 6살 난 손녀딸에게, ..이씨, 할아버지 또 왜 나가는데?..하는 멸시를 받게 하진 않을 것이고, 삼시세끼 같은 찬그릇에 윤기없이 같은 찬 얹어 식사 올리지는 않을겁니다.
물론, 이것도 다 제가 병든 부모님 모시지 않아보고 하는 철없는 소리겠지요...그래서 형님한테 암말도 않고, 립스틱이야, 폼클린징이야, 정말로 사심없이 수고하신다고, 못모시는 나 스스로가 미안해서 이것저것 사주기도 많이 했구요, 저는 나름대로 아랫 동서노릇하기 바빠, 부모님껜 며느리 노릇 많이 덜 한셈이지요....
그런데...어제...연휴끝에 아주버님 호출이 있어, 저녁식사를 하러 갈비집에 갔더랬습니다.(울 아주버님은 가족모임 무지 좋아 하십니다. 아버님만 쏙 빼놓은 가족모임) 작은조카가 아파서 찡찡거리느라 어머님은 갈비한점 편히 못드시고, 제가 아일 좀 얼리면 형님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야, 현수놨도라, 오늘 컨디션 안좋으니까 어머님한테만 가는데 자꾸 집적거리지 마라,-하는 소리에 찍소리도 못하고 제 입 채우기 바빴지요...고모도 먹다가, 아이 업고 서있는 엄마가 걸리는지, 조금 밖엔 못먹었구요...도대체, 자기 아일 왜 맨날 집에서나, 밖에서나
어머님 등에 맡기는지...이해가 안 간 우리신랑이..형수요, 형수가 아좀 보소-했지요.그랬더니 우리 형님 왈, 난 애가 귀찮아...너무도 당당히...자긴 돈 많이 벌어서 어머님 여행 시켜줄거라나?
모두들 약간 기가 막혔지만 집안의 큰며느리기에 말 않고 다들 가만 있었지요...울 어머님은 그저 웃기만 하시고...
그러다 2차를 갔어요..형님내외와 우리부부만...아이들은 고모부차에 다 딸려서 어머님한테 맡겨서 실어 보내고...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아주버님이 어느순간 말씀하시길....지금 살고 있는집, 2층주택을 팔고 시골로 옮길건데, 지금껏 부모님 모셔왔고 앞으로도 부모님 모실건 나니깐, 집팔고 사고 하는데 있어 너나(울신랑을가리켜) 애경이(고모)는 찍 소리도 할 작격 없으니, 만약에 입을 댄다면 가만 안두겠다고...막 화를 내시면서 말씀하시데요...
울 신랑 약간 어이가 없어, 그 집이 형님 집도 아니고 아부지 집이니까 형님 맘대로 하면 안되지 않느냐, 아부지도 지금 멀쩡히 살아계시고한데...그때 가서 구체적으로 의논하자..했습니다.
그러자 울형님이 난립니다...그게 어떻게 아버님집이냐, 따져보면 형님집이나 마찬가지 아니냐...우리가 고모 시집보내, 도련님 장가보내..다 했으니, 할 만큼 다 했으니, 그런소린 마라 하시더군요...
많이 기가 막힙니다...우리 결혼할적에, 아주버님 돈 단 100만원도 안들었습니다...부주금 들어온것 까지 합해 계산하면 오히려 흑자를 봤으면 봤지....얼마 안되는 재산 가지고 아버님 살아계신데, 이런맘 가지는것도 죄스러운데...누가 뭐 얼마를 달라고 했습니까?
안 줄거면 성심 성의껏 옆에서 지켜봐서, 정말 잘모신단 감탄이 나올 만큼은 아녀도, 기본적인 도리라도 하던지요....
너무나 화가나서, 울 남편 장가 보내는데, 대체 얼마들었는지, 고모 시집보낼때 얼마들었는지...일일이 계산기 두드려가며 계산해서 든 돈이 있다면 갚아 버리고 싶을 지경이네요...허울 좋은 장남이랍시고...둘째조카 7개월만에 조산해서 (우리결혼하기 한달 전, 온갖 감놔라 배놔라 다하던 형님이 너무나 시집살이가 버거운 나머지...조산한거라고 우김) 인큐베이터 있는 몇달간 든 돈은 돈도 아니고, 그래서 우리 결혼할때, 그조카에게 돈 쏟아붇느라 우리에겐 ..애때문에 돈이없어서..를 노래를 불러놓고선...이제와서 그러네요...
형제간에 몇푼 돈 때문에 치사하게 싸우기도 뭣하고, 제 뱃속의 아가를 생각해서도 참자고 화장실가서 남편 달랬습니다.
우리남편 울분입니다.
즈그가 그러면 엄마 아부지한테 잘하든지...즈그가 잘 하면 내가 부모님 모시고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겠나? 하며 괴로와 합니다.
막내여서 그 어떤 권리행사도 할 수없는 처지...아무리 부모를 모신다해도 장남, 맏며느리는 다 그래도 되나요??
정말 아니된 말로 차라리 저희 부부가 부모님 모시는게 더 낫겠단 생각 무지하게 듭니다...이것도 모셔보지 않은 배부른자의 철없는 투정일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