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36

추석연휴에 첨 친정가다...


BY 끌끌... 2001-10-05

울 남편 집들이 네번하면서 시댁식구들은 당연히 부르면서 처가식구들 부르잔 얘기 한번도 안 꺼내고, 설 세번에 추석 네번을 지내면서 친정이 멀다는 이유로 명절때 한번도 처가에 가질 않았더랬죠.
이번 친정근처로 이사오면서 또 연휴도 길어서 당연히 친정엘 갈 줄 알았더니 전혀~~~ 그럴 생각도 안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추석날 생신이신 아버님 뵈러 내려온 두 시누들 얘기하면서 명절때 딱 한번 처가에 갔었단 말을 했더니 한다는 소리가...'그랬었나?..'

명절때면 늘 시누들을 만나는 거 같아서 좀 기분이 그렇더군요. 뭐 딴때도 그렇지만...
시어머닌 사위들한테 반찬이 이래서 미안하다느니, 저래서 미안하다느니 하구. 시누들은 친정엄마, 아버지 앞에서 온갖 투정에, 수다에 밤늦은줄 모르구요...
친정부모 멀쩡히 살아계신 저두 참 부러웠어요. 명절에 나두 저랬음 좋겠다구요...
그래서 이번엔 남편휴가도 있어서 3일날 시댁나와서 친정으로가 저녁만 먹고 집에 가자는 남편 협박해서 하룻밤자고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침, 점심, 저녁다 친정서 먹고 들어왔어요.

울 남편은 기어이 먹은 거 다 체해서 소화제먹고 씻지도 못하고 누워서 잡니다. 그러면서 처가의 낮잠자는 분위긴 정말 적응못하겠다고 그러네요, 쳇, 하루 한두시간은 낮잠 자야하는 전 뭡니까?
아침 여섯시 반넘어 일어나면 늦잠이라구 생각하시는 시부모랑 하루종일 한시간도 낮잠 못자고 일하면서 비몽사몽 해롱대는 절 이상한 눈빛으로 보시는 걸....다 참았는데, 그거 하루 갖구 적응못하겠다고 그러네요.

시부모님한테 용돈 못드리는 건 미안한거고, 처가에 용돈은 안드리는 거고...정말..용돈은 안 드리더라도, 뭐라도 손에 들고 갈 생각을 왜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연금으로 생활하는 거나 장사하는거나 같은 거 아닌가요? 왜 울 친정부모만 떵떵거리며 산다고 생각하는지...

저두 인제 친정부모님 생신때 울 시누들처럼 서너시간씩 차타고 밤늦게라도 가서 축하한다고 말이라도 하고 올겁니다.
에잇...왜 여태껏 시누들이 친정에 잘 하는건 당연한거라고 여기고 있었는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