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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흉 보는 남편! 어떻게 생각하세요?


BY 수다나무 2001-10-07

결혼초부터도 남편은 그랬죠.
어느날인가? 별로 친하지도 않은 대학동창들이 집에 놀러왔을때도
남편은 그 어떤 여자 못지않게 제 흉을 보기 시작했슴다.
"학교 다닐때도 느려터졌나요? 칼국수를 끓인다고 2~3시간이나 걸려 배고파 혼났슴다."
아니,배고파죽을 지경이면 하물며 옆에서 호박이라도 썰어주면 안되나요? 저는 가만히 앉아서 받어먹으면서...
"원래 잠이 많나요? 아주 실성한 사람처럼 퍼~자요."
학교만 같이 다녔지,저랑 별로 친하지도 않은 친구들,그저 아무말 못하고 벙~쩌서 돌아갔죠.
그후로도 남편의 제 흉보는 취미(?)는 계속 됐죠.
당연히 남편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선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제 동생 신랑에게도,저의 엄마에게도 만나기만 하면 보는 거예요.
옆에 있는 제가 낯이 뜨거울 정도였죠.
왜 친정엄마는 처음 딸이 결혼하면 저것이 남편 밥은 제대로 차려주나등등 이것저것 걱정하시쟎아요.
"얘가 차려주는 밥은 그래 맛은 있나?" "아~휴.그냥 먹는 거죠,뭐.맛은 무슨.또 원래 느려터졌쟎아요."
처음엔 애교(?)로 넘어가던 저의 엄마도 남편의 계속되는 제 흉보기에 나중엔 질려하셨죠.
"얘,서서방 너 좋아하기는 하는거냐?"하시면서.
듬직해보이는 겉모습과는 전혀 딴판인데다 조금 철(?)이 없다는 걸 결혼하면서부터 아차!싶게 다가왔지만 시집살이 또한 그 누구못지않게 하고있는터라 열받은 저는 화가나서 물건들을 마구 집어던지다시피 했죠.그나마 화가 나 있는데 남편은 꼬박꼬박 제 말들을 맞받아치며 절 더 화나게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물론 부부싸움얘기 또한 시시콜콜 모두 떠들고 다니죠.
당연히 저의 엄마에게도,"어머님,싸우면 저한테 욕도 하구요.마구 집어 던지구요.이것보세요.요기도 손톱으로 할켰어~요.이~잉."
처음엔 그저 남편의 얘길 들어주시며 남편편까지 들어주시던 저의 엄마도"니가 던질만 하겠다"하실 정도였죠.
그나마 시어른들께는 제 흉을 안봐 다행이다싶었는데 역시 하더군요.
남편의 그런 취미(?)에 이젠 제가 지레 겁을 먹고 남편친구들의 부부동반 모임엔 아예 안 가는데 오랜만에 토요일에 만난다고하더군요.
전 당연히 안가겠다고 했는데,(사실 추석 후유증으로 피곤하기도 했구요.)"자~기.안 그럴께 같이 가자."하길래 결국 갔죠.
그 모임에서까진 좋았죠.차가 없는 저희를 애까지 있다는 이유로 바래다 준 한 친구 부부와 결국 저희집에서 술자리가 열렸죠.
저만 빼고 모두 술꾼인지라 전 정말 그런 자리조차 싫었는데,술이 거나하게 취한 남편.또 제 흉을 보기 시작하는거예요.
"얘는 잠만 잤다하면 애가 밥달라는데도 거의 이성을 잃고 자.얘가 보기엔 이래도 성깔 쥑이지.안그~려? 한마디로 퍽탄이쥐~배 나온 것 좀봐.이 배엔 뭐가 들었나? "
그리곤 똑같은 얘길 반복하죠."얘는 욕도 잘한다.얘는~"
정말 그 자리를 박차며 "야! 넌 날 때려서 귀고막까지 터지게 만들었쟎아!!"하고 얘기하고 싶었죠.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이들은 그저 절 악처로 알겠죠.하지만 전 죽어도 똑같이 남편 흉은 못 보겠더라구요.
제 얼글에 침뱉기 아니겠어요? 어쩌다 쟤는 저런 남편을 만났다니?쯧쯧.불쌍해라. 이런 시선들 정말 싫쟎아요?
물론 저도 시오마니 시아부지 흉은 보죠.시집살이 정말 ?滑嗤?그래도 남편이 잘해줘~하면서요.실상은 그렇지않은데...저 정말 어찌 살아야 하나요? 아침에 일어나니 저런 남편얼굴 쳐다보기도 싫어요.콱 죽어버리자니 억울하구...저,남편 잘못 만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