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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나중에 낳으라니요.


BY 너무해 2001-10-11

저 결혼 3년차이구 나이도 서른을 훌쩍넘은 아짐입니다.
요즘 최고의 걱정거리는 아가가 없는 거예요.
결혼 초 몇달간을 제외하면 피임한적 없구요.
애기문제땜에 올 초 직장도 관뒀습니다.
몸과 마음이 편해야 아기도 잘 생긴다고 해서요.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아이가 안생겨서 요즘 우울증까지
생길려구 그래서 아주 힘듭니다.
남편두 아이를 무척 바래서 친구나 아는 사람 누구가 애기 낳았다는
말만 들으면 며칠간은 시무룩해 있지요.
아컴 회원님중 아이가 있는 분들은 이 심정 아마 절대 모를겁니다.
길가다 임신부만 봐도 너무 부럽다 못해 밉고, 예쁜 아가 데리구
외출나온 부부들 보면 우리 부부 애써 외면합니다.
시댁과 친정에서도 걱정하고, 아는 사람들 만나면 모두 언제 애낳을
거냐구 물어보는데..정말 스트레스 쌓입니다.
그런데, 어제 형님이 저희집에 놀러왔어요.
형님은 저보다 한살 많고, 결혼은 저희보다 늦게했는데, 아이가 벌써
두돌이 되어갑니다. 결혼 하자마자 임신을 한 케이스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러시더라구요.
'애 가질라구 노력하구 있다며? 뭐하러 그래? 애는 나중에 낳아.
애 키울라면 얼마나 고생하는데. 나는 둘째도 안낳을 생각인데'
님들..둘째 안낳는 거랑 아예 안생기는 거랑 비교할 수 있나요?
저 넘 충격먹었어요.
안그래도 요즘 예민해져 있는데, 제가 나이나 적은가요?
아님 결혼한지 얼마 안된 새댁인가요..
형님 가시구 혼자서 울었어요.
위로의 말을 하신건데, 제가 너무 과민반응을 보이는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속상한게 풀리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