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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BY 막막한 동서.. 2001-10-11

저는 결혼한 지 2년이 된 아직은 철없는 며느리랍니다.
형님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벌써 기반을 다 잡고, 50평 아파트에 살고 계셨어요.
작년에는 형님 집이 크니까 명절도 시부모님이 올라오시고, 모든 행사를 형님 댁에서 합숙하면서 지냈죠.
근데 갑자기 사업을 한다고, 아파트 전세 주고, 17평 원룸으로 아주버님이랑 이사를 갔어요.. 조카들은 타지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
이번 추석은 다행히 시댁에서 보냈지만, 너무 멀어서 힘들다나요?
그래서 한 달에 한번은 꼭 올라오시는 시부모님.. 오실 때마다 우리 집에서 지내야 하고, 모든 명절을 저희 집에서 치루랍니다. 아주버님의 지시(?)죠..
저희 집은 어수선한 20평남짓 작은 집이지만, 형님 집보다는 크다나요?
이번 주말에도 올라오신다는 군요..
신랑도 신이 났어요.
그리고, 사정이 생겨서 신랑이 이제 막 일을 시작했는데, 첫 월급 타기도 전에 호출을 하더니, 시부모님께 똑같이 드리자는 군요..
형편이 너무 많이 차이가 나는 우리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되는데..
모든 가족이 똘똘 뭉쳤어요.. 저만 걸림돌이죠..
아주버님은 혹여라도 효도행사(?)에 제가 동참하지 않을까봐 눈을 부라리며 강조하더군요..
가족들 모두 효도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이거든요..
저두 좋게 마음먹으려고 하는데, 어찌나 형님 식구들이 미운지..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납니다.. 에고..
이제 올해 아기도 가지면, 함께 살면서 아이들을 꼭 시어머님 손으로 키우시겠다는데.. 말 끝마다 우리 아들.. 우리 아들...
빨리 적응하고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시댁 식구들이 미운지...
내 입장을 제일 이해해 주어야 할 형님이 제일 큰 어른이니.. 혹여라도 신랑 밥 굶길까봐 늘 똑바로 하라고 강조합니다..
앞으로 어찌 살아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