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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위해 꼭 기도해 주세요.


BY oyj1108 2001-10-12


며칠전 태어난지 2달도 안된 딸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

어요. 6인실에 입원했는데 입원해 있는 아이들이 폐렴이나 요로감염

등 며칠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비교적 가벼운 병들이라 그런지 아이

들도 별로 아파하지 않고 엄마들도 서로 웃고 이야기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한 남자아이가 한 쪽 얼굴과 귀가 부어서 계속 아프다고 칭

얼대고 울고 엄마만 찾길래 저는 귀에 염증이 심해서 그런 줄만 알

았어요.

자세히 보니 얼굴이 많이 부어서 벌겋고 눈과 입이 비뚤어졌더라구

요. 너무 앓길래 엄살인가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백혈병이었어요.

우리 아이가 입원한 병원이 백혈병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라 맞은

편 병실들은 전부 소아암 걸린 아이들 전용인데 병실이 모자라서 우

리 병실에 있는 거였어요.

아파한 게 엄살이 아니라 진짜 너무 아파서 그런 건데 저는 몰랐어요

5살인데 순하고 아기같이 생긴 아이였어요.

4살때 그러니까 작년에 열이 나고 감기 기운이 있어서 병원에 다녔는

데 2주가 지나도 낫지를 않아서 혹시나 하고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백혈병이라고 하더래요.

건강하던 아이가 졸지에 너무도 무서운 병에 걸렸으니 그 부모의 마

음이 어땠겠어요.

자가 골수이식을 했는데 올해 재발을 해서 합병증으로 귀가 너무 부

어서 벌겋게 되고 귀 안에서 피가 나는데 며칠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았어요.

너무 아프니 아이가 열흘동안 거의 먹지도 못하고 일어서지도 못하더

군요. 항암제에 몰핀까지 맞는데도 고통이 심해서 제 딴에는 참느라

고 그 작은 두 손을 꼭 잡고 있더라구요.

그 엄마가 얘기하는데 희망이 없지만 자식이니 끝까지 치료는 해주고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해주고 싶다는 거에요.

백혈병에 걸려서 완치되기는 힘들대요.

그 아이도 다시 골수이식을 할까 하다가 하지 않기로 했대요.

골수이식을 하려면 그 전에 몸 안에 있는 암세포를 다 죽여야 하는데

그 치료의 강도가 너무 세서 그 기간에 버티지 못하고 잘못되는 아이

들이 많다는 거에요.

성공률도 처음에는 50%, 재발해서 다시 이식할 경우에는 25% 정도라

는데 이식하려다 너우 고통만 받고 잘못되느니 차라리 안 하겠다고

결심했다는 그 엄마의 말에 저도 뭐라고 말할 수 없었어요.

어린 자식이 얼마 살지 못할거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힘이 들

었을지 겪어보지 않는한 절대 이해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며칠 옆에

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괴로웠어요.

우리 아이 퇴원하면서 그 아이에게 뭐라도 하나 주고 싶어서 미니카

들을 사주었더니 아픈 중에도 일어나서 만지며 좋아하는데 더 가엾

어서 차마 못 보겠더군요.

전에 신문인가 어디에서 읽은 기억이 있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는 않지만 미국의 의과대학과 우리나라 의과대학에서 같이 실험을

했는데 그 내용이 대충 이런 거였어요.

우리나라 암환자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그 환자들 몰래 한 팀의 환

자들 명단을 미국의 기독교인들 몇 십명에게 주고 기도해달라고 했

대요. 그리고나서 얼마후 두 팀을 비교해보니 기도를 받은 쪽의 환

자들이 훨씬 좋아진 결과가 나왔대요.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결과라서 발표할까 망설이다가 그 차이

가 너무 커서 발표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어요.

그 결과를 100% 믿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이런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기독교인이면 어떻고 불교를 믿으면 어때요.

여기 들어오는 분들은 자식 가진 엄마니까 제 마음과 같을 거라고

생각돼요.

그 아이는 이름이 전지홍이고 5살이에요.

꼭 나아서 건강해지라고 힘들겠지만 잘 참고 견뎌달라고 기도해주세

요. 우리 아이들 잘 되길 바랄때마다 너무 힘든 지홍이와 다른 아이

들도 같이 기도해주세요.

지홍이어머님이 혹시라도 이걸 읽는다면 기분나빠하실지 모르지만

남의 일같지가 않아서요.

이 세상에 아픈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직접 보니 그 아이들과 식구들이 겪는 고통을 조금은 알게 되었어요.

한 달에 얼마씩이라도 아픈 아이들을 위해 나누고 골수 이식이 그 아

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면 기꺼이 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