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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제가 그렇게 미운가요...


BY 서러워 2001-10-15

시댁에 모임이 있어 2살 아이와 지하철을 타고 갔더랬습니다.
동대문에서 갈아타야하는데 아이가 잠이 들어 벤치에 앉아
시어머니께 전활했죠.
"어머니 여기 동대문인데요,애가 잠이들었네요.
형님네 왔어요? 좀 늦어질거 같아 전화했어요."
낑낑대며 자는 애를 안고 갔죠.
전 지하철역으로 누구라도 나와 있을줄 알았어요.
삼촌들이 즐비하게 있구요.
아무도 없더군요.
졸리다면서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며 조금만 힘내라며,맘속으론
계단만 올라서면 누가 나와 있을거라는 기대를하며....
하지만 끝내 아무도 볼 수 없었죠.
시댁에 들어서니 어머님은 화장을 막 끝내고, 저를 보더니
형님네가 오나 나가서 기다리자고.
도련님들은 자고있고.

얼마전 어머님께 그때 서운했노라 했죠.
어머니에게서 들은 한마디.
"니가 지하철을 타면 얼마나 타고 다녀서....."

어머니 노상 나는 며느리 다 딸처럼 여긴다 하시죠.
딸은 바라지도 않구요, 누구에게나 있는 그 보편적인
인정이라도 좀 베풀어 주셨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