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954

가슴속에 큰나큰 바위가 있다면....


BY cjsun33 2001-10-16

며느리란 뭘까?
결혼 8년차인 난 결혼을 한 후부터 지금까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누가 속시원이 대답해줬음 좋겠다.
난 1남5녀의 외며느리로 1남1녀의 자녀를 뒀다.
워낙 괴팍스러운 시아버지때문에 무지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먹는걸로 푸는 못된 습관때문에 내 몸은 비만이지만 먹지도
못하면 가정을 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친정아버지께서 뇌출혈로 쓰러져 5개월의 병원생활을 뒤로 한채
10월4일날 돌아가셨다.
나이는 61세.회갑을 10일 앞두고 쓰러져 말도,움직임도,아무것도
못했다.며느리도 못보시고 막내 대학졸업도 못보시고 허무하게
돌아가셨다.돌아가시기전,
9월 마지막주에 위독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부랴부랴 내려갔다. 엄마는 응급실로 모시고 가서
추석만 넘겨달라고 의사에게 매달렸다. 아버지의 운명이 어찌
마음먹은 될까만은. 중환자실에서 교대로 자식들이 있으면서
고통스러하시는 아버지를 바라볼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매일
울기만 했다.그 와중에 시아버지의 생신이 있었다.
남편은 아버지께 전화나 하고 친정에 있기를 바랬다.
자기가 딸내미 데리고 가서 대신한다고.
그때 상황에서는 추석도 넘기지 못할것 같아서 나는 남편에게
생신은 차려드리고 오는게 나을것 같다고 했다.
괜히 시댁 식구들에게 흉 잡히기 싫어서
시어른의 생신을 난 챙겨드렸다.


그 다음날 다시 친정으로 내려와서 아버지 곁에 매달려 있었다.
추석이 다가오자 다시 올라올려고 그러는데 남편은
죽은 사람 제사 지내는것 보다는 아직 살아계시는 장인께
하루라도 더 있으라면서 시어른께는 자기가 알아서 말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무슨 말이 나올지 모르겠기에 먼저 어른들께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께서는 걱정하지 말고 친정아버지 걱정만 하라면서
올라오지 않아도 되니 마음 가다듬고 엄마 위로나 하라고 말씀하셨다.
이게 화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머니보다도 아버지와 통화할걸....
며칠후....
시할머니의 제사로 시누이들이 다왔다.
나 없을때 시누이들과 아버지께서 며느리 흉을 보았나 보다.
추석때 안 올라 왔다고.나나 안 보낸 친정 애미나 똑같다고.
그 말을 듣자마자 피가 거꾸로 쏟는 심정이다.
세상에,추석이 뭐간데 곧 숨을 거두시려는 아버지 임종도 못보게 할까
그렇다고 저도 친정아버지 있는 사람이 어떻게 추석 안 샜다고
흉을 볼수 있을까.그러는 자기도 시댁에 명절에 안가면서.
너무 어처구니도 없고,시아버지도 딸들에게 일러 받치는게 밉다.
내 옹졸함일까 이해성이 부족한걸까
확끈하고 명랑하고 사교성 좋고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나는,
결혼과 함께 다 묻고 산다.
생활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같다.
결혼초부터해서 시아버지와 시누이들과의 신경전으로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