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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남편의 초라한...


BY 가을 하늘 파란데 2001-10-20

이궁....또 몇자 올립니다......속상해서여..
울 신랑..전기 공사하러 다닙니다..박봉에 그래도 열심히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늦게까지.....어떤땐 일요일도 없이 살지여..
여기저기 전기 일하시는 남편두신 분들 아시지만...정말 노가다 저리가랍니다...옷은 여기저기 찢어지고..기름도 묻어오고..먼지 뽀얗게 뒤집어 쓰고 들어오는 신랑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암튼.....직업상..일마치고 오는 신랑..생일도 며칠 안남았고..어디 가야 하는데 신발 한켤레 제대로 된것이 없어 마침 세일기간이라 없는 형편에 메이커 신발 사러 나갔습니다...
옷도 못갈아 입고 그냥 저보기에 가도 괜찬다 싶어..헌데 애둘 데리고 다니기 싶지 않고 신랑보고 저는 차에 있을테니 혼자 가서 맘에 드는걸로 사라고 해놓구선 있는데...좀있다 다시 차로 오더군여..
빈손으로
왜 빈손이냐 니까..
울 신랑 왠지 시무룩해서 ...같이 가자 더군여..저더러..
저 그냥 다녀 오라고 애들데리고 북적대기 싫으니까 맘에 안들면 여기저기 다녀보라고..했더니 또 가더군여...
해서 사왔더군여...헌데 울신랑 집에 가믄서 신발사러 들어갔더니 울신랑 초라한 행색에 주인 아줌마 눈 한번 안마주치고 쳐다보지도 않더라네여...
참 속이 상하대요...
사실 결혼전에는 울 시랑 참 멋쟁이 였는데..결혼하니까 아이들 위주로 그리고 형편껏 산다고 여지껏 메이커 신발 안사신고 열심히 사는데..
옷입은 모양새 만으로 그리 당했다니 울 신랑도 참 속상했을 겁니다..
앞으로는 더 옷도 신경써서 깨끗하게 해주고....저 피곤하다고 울신랑소홀히 했는데 그러지 말아야 겠습니다....
그래도 비싼 신발은 샀더군여....돈이 쫌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