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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살려? (2)


BY 안티회식 2001-10-24

결국 몇 시에 들어왔는지 상상도 못하실걸요?

아침신문 다 읽고, 머리감고, 밥 다하고 나니까
7시 50분에 들어왔습니다.

6시 51분에 들어가서 다 얘기한다며 미안하다고 전화왔었고요..

저 어떻게 했냐하면 ..
가방을 싸서 문 앞에다가 놔두었어요.(신랑 옷이랑 양말,신발등)

그리고 확인서를 쓰고는 (외박 인정한다는 내용, 두 번의 외도 인정한다는 내용,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녀양육권 포기한다는 내용) 마지막에 서명만 하면 되게 해 놓았지요.

그리고는 정말 이판사판 오늘 결단낸다하는 맘으로 결심을 단단히하고 있는데 신랑들어오는 소리에 자던 아이가 깼어요..

아이 앞에서 그럴 수는 없으니 아무 소리 안하고 눈도 안 마주치고 있었죠..
화장실 가서 씻더니 한시간 자고 일어나서 또 다시 출근 합디다.
아이에게만 아빠 회사 다녀온다며 나가는데 보니 지갑을 식탁 위에 두고 그냥 가더라고요..
그걸 그냥 놔두었어야 하는데 아이 시켜서 큰 소리로 아빠 불러서 전해주게 했지요..

고마워 하며 아이 얼굴에 뽀뽀 쪽하고 가버렸어요.

미워 죽겠는데
날 이렇게 괴롭히다니 정말 미운데..
출근한다고 나가는데 본능적으로 두고 가는 것 없나 둘러보게 되더라고요.

그러구나서 11시에 온 메세지..
미안하다는 내용과 요새 회사에서 팀장과 있었던 갈등이 해소되는 좋은 자리였다는 내용..

이걸 그냥 죽여? 살려?
혼자 똑똑한 척 다하고 그러구 사는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지 ..정말 그 인간 너무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