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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놓아버리고 싶다..


BY 힘든 맏며느리... 2001-10-26

시어머니 돌아가신지 3년째...
2시간정도 떨어진 지방에 홀로 계신 시아버지...
젊었을 때부터 친구 좋아하시고 노는 것 좋아하시고
돈 쓰시는 것 좋아하셔서 늘 시어머니 속상하게 하시더니
이제 시어머니 먼저 보내시고 나서는
완전히 자유 남편인 것처럼 보이신다.

울신랑보다 학력이 더 좋았던 시동생
지금은 보통 샐러리맨...
결혼할때 전세금에다 얼마전에는 집산다고
시아버지가 집살돈까지 보태 주셨다.
하지만 시동생내외는 살기가 어렵단다.
결혼한지 5년이 넘어가지만 아직 아이도 안 낳고...

우리?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둘과
회사 사택에서 산다.
남매지간이라 방을 따로 써야 되지만
방이 두칸인지라 그냥 서랍식 침대로
아이둘을 재운다.
결혼할때 주시던 전세자금
시어머니 살아계실때 빌려가시더니
울 시아버지 지금 그돈으로 흥청망청
혼자서 백만원으로 생활하시기가 힘드신단다.

3년동안 시어머니 자리를 내가 대신한다는
생각으로 많이 노력했다.
넣는 적금까지 깨며 명절제사준비며,
서운하고 속상해도 그냥 웃으면서
일을 치루곤 했는데..
이젠 그만 놓아버리고 싶다.
자기들이 힘들다며 명절때에도
달랑 몇만원으로 때우는 시동생 내외...
그래도 자기들은 휴일마다 놀러다니기가 바쁘다.
가지고 계시는 돈 다 떨어지면
우리에게 생활비 달라고 할꺼라며
당신만 생각하시는 시아버지...
내가 잘 이끌지 않으면 울 시댁식구들
다들 뿔뿔히 흩어질 것 같아서
억지로 그끈을 부여잡고 있었는데...
겨우 3년하고는 지쳐버렸으니...

결혼한지 11년째!
아이들 교육비 문제며
아직 전세집에도 살지 못하는 집문제
그리고 우리 부부 노후문제...
앞으로 산처럼 쌓여있는 미래를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알뜰하게 살려고 1년에 미장원 한번갈까 말까
늘 생머리를 질끈 묶고 다니고
아이들한테 예쁜 옷하나도 마음데로 사주지 못하고...
이젠 정말 싫다. 후줄근하게 다니는 남편도
부쩍 나이먹은 것 같은 나 자신도
예쁘게 키워주지 못한 우리 아이들도...

힘들게 부여잡고 있던 시댁식구들과의 끈
진짜 이젠 그만 놓아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