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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피멍이 든다는 말 아십니까?


BY 멍!! 2001-10-29

님들은 "가슴에 피멍이 든다"는 말 아시지요?
전 이 말은 그냥 노래가사에나 나오는 그런 말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정말로 제가 피멍이 들더군요.
피씨방에 중독된 우리 신랑과 정말이지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으려는 시어머니때문에 제 가슴이 너무 아파요.
아침에 일어나면 망치로 한대 두드려 맞은것처럼 가슴이 아파요.숨도 못 쉴정도로....
그래서 어제는 병원을 갔습니다.
위가 안좋아서 그런가하고 검사를 해봐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요.
의사가 그러더군요. 신경성뭐어쩌고저쩌고.......한마디로 홧병이래요.
우리 신랑 벌써 1년? 피씨방에서 삽니다.
매일같이 회사에서 10시가 넘어서 퇴근을 합니다.
그러면 집에 와서 차만주차시켜놓고 바로 피씨방에가서 새벽1시가 넘어야 옵니다.
그러면서 매일 피곤하다고 해요. 이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잠자리도 벌써 2달째 안하고 있어요.
정말로 남편과 하는 대화라고는 밥먹었냐? 이것뿐이예요.
집에서 인터넷으로 게임하라고 해도 매일매일 피씨방만가요.
그래서 정말 피씨방가서 게임만하는지 보려고 남편 몰래 가본적도 있어요. 게임만 하고 있더군요.
남들은 피씨방가서 채팅안하니까 그걸로 참으래요.
하지만 이건 안 겪어본 사람은 모릅니다.
제가 피씨방가서 주인한테 사정사정했어요. 제발 우리 남편 오지 못하게 하면 안되냐고.그주인 그러더군요. 가정일은 가정에서 해결하지 왜 자기한테 와서 그러냐고........
제가 오죽했으면 자존심 팽개쳐가면 그랬는지는 모를거예요.
전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한집에 살면서도 난 우리남편 목소리,얼굴 제대로 본적이 없어요. 안 믿으시겠지만요......
제가 그랬어요. 난 너무 외롭다고... 제발 피씨방 그만가고 나랑 얘기 한마디만하자고....
남편 그러더군요. 너랑 무슨 할얘기가 있냐고..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러는데 왜 너까지 스트레스주냐고...
그럼 난 뭔가요.
내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고 보잘것없게만 느껴집니다.
일을 해보면 날꺼라고해서 일을 찾아보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일은 집에서 마늘까고 밤까는 부업거리밖에는 없더군요.
우리동네 어떤 집은 결국 이혼했습니다.
여자도 온갖 마음의 병이란 병은 다 얻고요.......
난 이혼해서 살 자신도 없고, 또 이혼녀라는 말 듣기도 싫어서 참을수밖에 없지만 넘 괴로워요....
정말 이 세상에 피씨방들이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