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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가 않아요...


BY 11월 2001-10-29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도 않고 이렇게 거의 매일
술로 잠을 청합니다.

남편은 오늘도 늦군요...
하긴 늦은게 하루이틀 일도 아니지만요...

남편의 여자랑 통화를 하고 거의 일년이 다되었는데도
난 여전히 그여자 목소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요...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보다는 그때 남편의 태도가 잊혀지지 않는군요...

내가 그여자한테 전화했다고 나를 몰아부치던...그리고
그여자만 옹호하던 남편의 태도...이사람이 내남편이 맞나...
이러고 살아야 하나...그러면서 지금껏 살고 있어요...

그제 다시 남편이 그여자랑 통화하는 걸 알았지요...
아직 왜 그러고 있냐구 했더니 끝난지 오래되었대요...
기가 차서...아직 그런 상상이나 하는 내가 더 이상하다네요...

마누라가 뻔히 알고 있는데 발뺌하는 남편이나 상대 와이프가
버젓이 알고 있는데 그러는 그여자나 둘다 사람같아 보이지
않아요...

난 오래전에 사라지고 빈몸뚱이만 여기 있는거 같아요...
정신 다 황폐해지고...환상에 시달리고...하루종일 멍하게
보내고...자기땜에 이리 된줄 모르고 팔자 편해서 그렇다네요...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잊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힘이 들지요...
다른 누구도 아닌 나자신을 위해서 잊어야 하는데....

늘어난 건 술밖에 없는거 같아요...
술 마시고 잠을 청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