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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일로 고민안하고 사는것도 행복입니다


BY 울적 2001-10-29

가끔 들러 서로 공감할수있는 얘기들을 주워보곤 했어요
남편 땜에 시어른들땜에 이웃때문에 일어나는 소소한 얘기들을 보면서 역시 사람사는건 모양다르듯이 비슷한 사람 확실히 다른사람
여러모양이구나 하곤 했습니다

사실 전 결혼 11년차로 일많고 손님끊이지않는 장손집에 큰며느리로 들어와 사람이 겪을만한 일은 다겪고 산 아니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있는 주부입니다.

나름데로 남들보다 많이 겪다보니 눈물도 곱으로 많았고 화나는일도
곱으로 물론 그만큼의 대접(?)도 받고 살고있습니다.

힘들땐 다싫고 나도 조촐하게 편하게좀 지내보는게 소원이다싶기도하지만 나름데로 그런사람은 그사람데로 힘든게 있습디다.

세상에서 가장부러운건 시어른들이 집사주고 차사주고
남편이 생일날 장미꽃백송이 건네주는 자상함도 아이들이 전교에서 몇등안에 드는것도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부러운 여자는 시집가서 친정걱정으로 가슴이 메어오지 않고 밤에 편히 잠잘수 있는사람입니다

친정엄마 제나이 26살 결혼전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혼자남은 아버지 두올케들 안본다하여 큰언니가 모시고 살고 있는데
아픈몸(암) 늙은 할망구나 있어야 투정이라도 하지 얹혀 사는 딸이 미얀해 제대로 투정도 못하고 전 멀리서 간혹 전화만 하고 있습니다
저나 둘째언니는 시부모 모시고 사는지라 친정아버지를 모실 형편이 안되고 물론 큰언니는 자기가 당연히 모시련 하지만 사실 건강한 어른 모시고 사는것도 정말 힘든데 아픈노인 모시고 옆에서 보고 지낸다는것은 참으로 힘들껍니다 아무리 친정 부모라 할지라도

큰올케는 아예 남보다 못할만큼 연락도 안하고 둘째 올케는 1년전 다른 남자 만나 집나가고 오빠 혼자 생활하고 어찌 친정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 않겠어요 사실 친정오빠(둘째) 정말 무지 무지 착하거든요
지금도 본인이 아버지를 모실 사정이 안되서 언니집에 있는거지 거의 매일 먼거리를 출퇴근 하면서 목욕이며 말동무랑 나름데로 아들노릇은 잘해요 그래서 어느집이고 며느리가 잘들어와야 그집안이 제대로 되는것 같아요 그래야 아들도 효자가 되는거구요. 물론 사위도 잘맞야 되겠지만..

시댁일로 힘들어 짜증나다가도 친정일만 생각하면 이까짓것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위로하곤한답니다

금요일엔 아직도 그리운 친정엄마 기일 입니다
무진장 보고 싶고 지금도 눈물이 날려고 해요 그런 친정엄마 기일에 가고싶지가 않아요 큰올케 미워서.
둘째 언니말은 우리라도 가야지 안그러면 엄마 제삿상도 안차리면 어떻하냐네요 그래서 갈까하는데 영 불편해요
차라리 내가 물이라도 떠놓고 지내드리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고

아뭏튼 무진장 맘이 아파요
그리운 친정엄마 제삿날도 올케 무서워 갈수가 없는 이심정

같은 여자 같은 며느리 지만 모습이 너무나 달라요

괜히 마음이 시립고 울적하고 알고보니 엄마 기일이 다가와서 그런거같아요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하는 슬픈갈등땜에.....
안가자니 울엄마 제삿밥도 못먹을까봐 속상하고 가자니 올케.....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산다는건 정말 힘들꺼에요
하지만 이렇게 나로인해 다른사람이 고통을 겪는다면 그건 며느리가 아닌 여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써으 도리를 한번즘 생각해봐도 되지않을까요

친정일로 걱정않고 사는 주부님들 그나마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