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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가 봐주는 보모때문에....


BY 기분이 영~ 2001-10-31

만14개월 되가는 딸아이의 엄마입니다.
아가씨때부터 다니는 직장이 사무직이라 그만두면 이만한 자리 쉽게 못 구할 것같고 보수며, 상사며 자리가 아까워..
못할 짓 같지만 얘 난지 1달여만에 핏덩이 떼놓고 다시 직장생활 하고 있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얘봐주는 사람에게 울 딸을 맡겼습니다.
일반 가정집인데 얘 본 경험도 있고 사람을 만나 얘길 나눠보니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더라구요
생각하면 가슴아프지만 이왕 이렇게 결정된것 믿고 맡긴지가 벌써 1년여가 넘었군요
정말 가족같이 제가 언니라고 불르고 가끔씩 그집 얘들 먹을 것도 사가고 어린이날이며 생일까지 다 챙겨줬습니다.
다 울 딸을 위해서였죠
그집 남자아이가 4살 정도 되는데 제가 있는 자리에서도 가끔 울 딸을 때리고 발로 건들고 하더라구요
그집 엄마가 소리를 지르며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저도 좋은 소리로 얘는 아가니까 그렇게 때리는 안돼는거야 하며 타일렀죠
마음 한구석엔 그얘가 울 딸을 때린다고 생각하니 정말 화가 나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울 딸 얼굴에 상처가 크게 났더라구요
옆집 얘가 항상 울딸한테 맞는데 장난감가지고 서로 실갱이하다가 장나감으로 울 딸 얼굴을 때렸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제 퇴근시간에 맞추서 사과하러 집에 오기로 했다구요..
제가 한 30분 정도 있었는데도 옆집 아줌만 오지 않더군요
저희 신랑 울 딸 얼굴을 보더니 엄청 속상해하며 그집 아들이 때린것 같다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니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곧 얘 돌 사진도 찍어야 하는데 얼굴이 이래서 어떻게 사진을 찍겠나며 울 신랑 화를 내더군요.
이삼일 후 울 딸때렸다는 옆집아줌말 잠깐 만났는데 그런일에 대해선 전혀 말을 안하더라구요
더욱 더 의심은 깊어갔지만 보지도 않은 사실가지고 또 이러쿵 말하기가 좀 뭐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서로 부딪히며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조금 속상했던 일들(소상하게 적기엔 너무 길것 같아서요)이 있어서인지 저희 신랑은 그 집 아줌말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아요
근데 결정적으로 속상했던 일은 저희신랑이 일이 일찍 끝나 불시에 전화를 하고 얘를 데릴러 갔는데 그집 아이가 엄마가 없다고 했나 봐요
그집에 막 들어가니 그집 얘들은 지네들끼리 놀고 있고 울딸을 혼자 자고 있다 막 깼었나봐요
엄마 어디갔냐고 물으니 모른다 그러고 울딸은 기저귀는 푹 젖어 막 잠에서 깬 얼굴로 아빠한테 안겼나봐요
그상태로 화가 나 집으로 데려왔는데 얼마후 집으로 저희 신랑한테 전화하고 저한테까지 사무실로 전화를 했더라구요
어쩌다 보니 자리를 비우게 되었겠지만 왠지 항상 그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불과 며칠전 제가 사무실 일로 좀 늦어져 신랑보고 얘를 데리고 가라고 했는데 그집 아이(초등학생 1학년)가 울딸 손을 잡고 왔다고 하더군요
아파트내에서 차도 많이 다니는데 뒤뚱대는 얘기를 아이가 데리고 오다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어떡하나며 울 신랑 화가 많이 났더군요
이렇듯 몇번 속상한 일이 생기다 보니 신뢰감이 많이 줄어들더군요

휴일에 제가 아이를 보다 상처가 날 수도 있고, 얘가 자는 동안 잠깐 일을 볼 수도 있고, 이집만큼 아일 잘 보는 사람 없다라며 제 스스로 위로를 하며 잊을려고 하지만 한편으론 이왕 돈을 주고 맡기는건데 책임을 느끼며 신경쓰며 봐 주면 안되나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인가요?
이런일이 자꾸 생기다보니 울 신랑도 속상해하고 저보고 한번씩 주의를 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성격이 매몰차게 말하는 성격이 아니라 참 난감합니다.

저희 신랑회사직원이 차라리 놀이방을 보내라고 하더군요
돈도 훨씬 적게 들고 여러 얘들하고 어울리니 더 낫지 않겠나면서요..
아직까지 어려서 저도 선뜻 놀이방은 못 보내겠더라구요
지금 만 14개월 되가는 울딸 놀이방 보내도 될까요?
언제쯤 놀이방은 보내야 되는가요?
어제도 저희 신랑이 제 남동생과 한잔하며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그러더라구요
자네 조카가 참 불쌍하게 크고 있다네...라구요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 소리지만 그말이 제 가슴에 엄청 아프게 다가오네요..
어차피 둘째 생기면 제 일도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까진 둘째생각은 없거든요

오늘도 그집에 울딸을 맡기고 나와 출근하는데 기분이 푹 가라앉는게 좀 그렇더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