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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때 잘해?


BY 이 가을 2001-10-31

재 작년까지만 해도 '어머니 죄송해요'를 입에 달고 살았다.
시어머니 2-3일 전화 안해도 '넌 관심도 없냐 노인네들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감기 들어도 내 탓....

삼대독자 아들로 생활비 드리고 시부모님 수술비 대소사 돈드리고
몸으로 봉사하고 이만하면 알 아 주겠지 했는데 같이 살지 않는 것이
우리 죄인양 늘 요구 하신다

이제 나이 사십이 되고 보니 은근히 오기가 생긴다.
전화도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야단을 하시면 아들에게 며느리 흉보고 언성을 높이시더니
요즈음에는 대를 끊으려느냐고 압력이다.

알아 주길 기대 한건 아니지만
우리 시어머니 나에게 아무런 위로도 도움도 준 적도 없는데
나 클때 밥 한번 먹여준 적도 없는데 왜 내가 그분들에게 일방적인
봉사를 해야 하나 하는 허탈감에 빠진다.

남편이 나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그를 낳아준 시부모가 고맙기도 하겠지만 어느땐 남편의 행동에서 시어머니의 모습을 볼때가 있어서 미워지기도 한다.

가끔 찾아가 뵙지만 예전에는 마음으로 했는데 많은 상처를 받고 보니
그저 인간으로의 도리만 하게 된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들이 잘할려고 하면 스스로를 높이려고 하는걸까?
결국은 그 며느리에게 봉양을 받고 돌아가실 텐데 .....

나는 15년을 시부모님의 종이 었는지, 식구였는지, 아니면 보험회사 직원인지 햇갈릴때가 많다.

안부전화를 아예 안하고 사니 이제서야 수그러드는 시어머니를 볼때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낙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