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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가기 너무나 싫어요


BY 며느리 2001-11-02

결혼한지 3년 이제 6개월된 사내아이를 둔 주부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시댁엔 가기가 싫습니다.
모든걸 다 친정에 도움으로 시작한 우리살림
엄청난 아주 필사적인 친정엄마에 반대를 무릎쓰고 한결혼!
하지만 아무것도 해줄 능력이 없다시면서 단돈 5백만원에 신혼집을 차리라는 시어머니!
물론 오빠가 총각때 번 돈은 이미 오빠 사업미천으로 들어가버렸고 그것도 IMF로인해 쫄딱 망하면서 결혼이 시작되었죠.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사업빚장이들 !!
전화에 독촉장에 제 신혼은 정말 지옥이었습니다.그래도 내가 선택한 결혼이기에 최선을 다해 헤쳐나갔습니다
그렇게 1년을 고생한 걸 보시고 친정엄마가 도움을 주셔서 전세도 아파트로 옮기고 심리적여유가 생겨 아기도 낳았습니다.
맞벌이하다가 아이는 절대 키워줄수 없다는 시어머니말씀에 일손을 놓고 집에서 아가를 보고있습니다.
친정은 고속버스로 5시간가는 거리라 엄두가 나질않아서 시댁에 맡겨보려했는데 아기를 갖으면서 부터 제게 아기는 싫어서 못봐준다시며 늘 말씀하시더군요. 제가 봐달라고 말한마디 한적 없는데 미리 선수를 쳐서 그러시는거예요.
게다가 결혼당시 조건이 제가 교회를 다녀야 한다기에 전 종교도 없고 해서 그냥 그러기로 하고 여태 교회를 다니고있죠.

교회사람들은 울 시어머니 너무나 고우시고 얌전하시고 착하시다고 하시는데 왜 전 그렇게 느낀적이 없는지요.제가 너무 못되서그런건지...

다행히 오빠가 사업에 꿈을 접고 취직을해서 여태껏 성실히 잘해주고있습니다.가정에도 백점짜리 남편이구 저보다 집안일도 잘하고 또 즐기면서 일해줍니다.아가도 잘봐주구요.
5년 연애할때나 결혼한지 3년된 지금이나 늘 같은 모습으로 생활해주기에 우리가정엔 전혀 불만없이 정말 행복하게 살지만 교회때문에 ,또 요즘은 울아가 그러니까 첫손자 보려는것 때문에 매주 가게되요

전 주말이 오는게 너무나 싫어요.
그래서 언제부턴가는 자주하던 전화도 한번 안하게되고, 점점 시댁에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싫어집니다.

같은 서울에 사시면서 아무런 일도 두분이 안하시는데 울아가좀 돌봐주고 전 사회생활하면서 가게에 보탬이 되면 좋겠는데....
종일 집에계시고 늘 교회일로 다니시고 동네분들이랑 놀러다니시고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울 친정엄마는 시어머니랑 같은 나이(60)신데도 여전히 일하시고 자신에 노후대책은 완벽하게 해놓으시는데 울시댁에 두분은 아들 삼형제만 보고계신답니다.
울오빠가 게다가 맏아들이거든요.
둘째는 내년봄에 갈것이고 막내는 먼저 결혼을 했지요.
막내결혼때도 5백으로 모든걸 끝내셨답니다
물론 돈의 액수보다 정성이라지만 그큰 냉장고를 가득채워 더운 여름엔 시원한 보리차한병 넣을 자리도 없이하시고 냉동실은 꽉꽉 쑤셔넣어 문을 열면 꼭 하나씩 떨어져내릴 정도로 해놓으시고 사십니다.

이제 둘째도련님이 내년봄에 결혼하시면 아들 셋이서 부모님 생활비를 대야 한다는 말이 제 귀에 몇번 들렸습니다.
그러면서 이 스트레스가 은근히 커져만갑니다.

전 울 친정엄마한테 돈 7천만원가져와 이자도 못드립니다.
제가 집에서 쉬니까 오빠버는 돈으론 어림도 없습니다.

전 시댁에 아무돈도 드리고 싶지않습니다.
남아도는돈도 없고 있다손치더라도 울친정엄마 이자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그생각만하면 가슴이 터질것만 같습니다.
어떻게 두손 두발 멀쩡하시면서 아들들에게 기대려하는지.
그것도 정말 어느것 하나 해준것 없는 아들들에게 말입니다.
제가 심한건가요?
아니죠?
울친정엄마는 뭐든 자식에게 해주고싶어 안달이신데 어떻게 아들들이 어찌 해주기만을 바라는지...
어디 아프거나 병이 있는것도 아니고 교회생활하시고 여행하시면서 아이도 봐줄수없다 하지만 생활비는 필요하시다니요

물론 시어머니가 저에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신건아니지만 아들들에게 말씀하셨기에 제 귀에까지 들어오겠죠.

정말 이글을 쓰면서도 한숨만 납니다.
시부모일로 오빠와 의상하고 싶지 않아 아직은 맘에만 넣어두고 있습니다.
늘 지혜롭게 살아가길 바라는데 대체 뭐가 지혜로운 판단인지....

지금은 시어머니가 울아들 봐주신다고 해도 싫습니다.
제가 벌어야 100만원 안짝인데 그돈 버느라 아들은 엄마손에서 못기르고, 시댁에 아기봐주는 돈도 드려야하잖아요
게다가 아기기저귀며 분유며 여러가지 부대비용. 매주 갈때마다 빈손으로 갈수 없을테니 그비용 그러다보면 내가 번돈은 고스란히 모아지는것없이 시댁 생활비로 들어가게 생겨서 절대로 싫습니다.
차라리 오빠가 벌어오는돈 아껴쓰고 말죠.

점점 제가 독해지는걸 느낍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절 이렇게 만듭니다.
오빠에겐 스트레스 줄까봐 이렇게 시시콜콜히 얘기하지않고 대강만 ..
무슨 날만되면 카드에서 서비스받아서 선물사드리고 정작 우리친정엔 오빠가 하라고 해도 못해요.울친정엄마 우리처지아시니까 그저우리만 얼른 자리잡고 잘살라고 그런것 받아도 즐겁지않으니 신경쓰지말고 우선을 열심히 모으며살라고 하시는데 시댁은 무조건 사드려야 하는 의무감에 사드립니다.
그래도 우리어떻게 꾸려나가는지 한마디 말도 없으십니다.
그래서 더 얄밉습니다.

전 정말 마음에 깊은 병이 걸렸습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이 미운 맘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교회다니는것도 회의가 느껴집니다.

뭔가 명철한 객관적인 답좀 주세요
두서없이 썼지만 제 속은 시원해지는것 같네요
입밖으로 털어내고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