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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내맘 돌리도


BY 자비 2001-11-02

예전에 <남편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사람입니다.
사연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략히 말씀드릴께요.
저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저의 신랑 별능력이 없는데 집이며 혼수며 예단이며 엄청 했거든요.
시댁에선 자기 아들이 잘나서 그런 줄 착각했던거 같아요.
신랑도 부모님께 은근히 으스대고 싶었겠죠.
지금 시댁에선 착각임을 깨우친것 같아요.(아직 직장이 없음)
이렇게 결혼했지만 아들 가진 유세는 있는집 부모보다 더해서 모든일에 아들을 앞장세울려고 해서 마음고생을 좀 했습니다.
물론 결혼전이나 지금이나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물질적인 것을 떠나서도...)
시댁문제로 신혼 초부터 1년이 넘도록 신랑과 많이 다퉜고, 지금은 아들이라서 외아들이라서 이것저것 해야한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이 많이 다친지라 빨리 회복되지 않습니다.
언젠가 고재수님께서 올려준 캔디를 보니 눈물이 나더군요.
나에게도 정말 순수한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떠올라서...
세상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랐던, 여리디 여린 내가 왜 이렇게 표독스럽게 변했는지...(원래 내성적이면서도 활발하고 귀염성 있었어요)
스스로가 불쌍해지더군요.
시댁에 대해선 기본적인 것만 하기로 결정봐서 마음은 편해졌지만,여린 나로 돌아가진 않을 것 같군요.
옛분의 말씀 중에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더니...
주위에서 다들 그래요.
결혼하고 많이 변했다고...
제가 많이 억세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철이 좀 들었지만...
저번에 어떤분이 동거라는 주제로 글을 올렸는데, 신랑과 제가 결혼아닌 동거를 했었다면 지금과는 엄청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신랑을 얼마나 사랑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착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