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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않는 아이 진우를 보고...좀 깁니다


BY 철부지 2001-11-03

우연히 이 프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보면서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수가 없었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그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그 아이 이제 11살..진우....도시아이와 비교할 수 없는 순박한 아이
근데 그 맘속에 너무나 큰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빚보증을 잘못 서서 자살해버린 아버지...
그 아버지가 사주었다는 자전거를 이제는 타지 않는답니다.
그렇게 신나게 매일 타고 다니던 자전거는 먼지가 타고 있고...
할머니는 예전처럼 밖에서 신나게 노는 손주의 모습을 보고 싶은데
그 아이는 집에 오면 나가지도 않고 그저 집에만 할머니하고만
있는답니다.

두달전쯤 할머니가 아무얘기 없이 며칠을 비운사이 이 아이는
할머니마저 엄마처럼 자기들을 버리고 나간 거로 알고 큰 충격을
받아서 할머니와 떨어질려고 하질 않습니다...
아기때나 있을 분리불안증세가 생긴 거죠.

근데 왜 자꾸 제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지고 가슴이 아픈지...
너무나 아버지를 보고 싶어하는 그 아이..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아버지...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다 통곡하듯이 우는 동생...

곁에는 아무도 없습니다...할머니 밖에는 이 할머니마저 떠난다면 자기들은 고아원 밖에 갈 수가 없다고 자기들을 받아줄데가 없다고 하며 할머니 부항을 열심히 떠 주는 아이..
맨날 악몽에 시달리고 아이가 혼자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어서인지
자꾸만 아픈 아이..동생을 책임져야 할 가장이 된 아이
그 어린 아이들에게 어른은 너무나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 할머니 자신도 이만 세상을 버리고 싶지만 그런 손주가 안타까워
자신의 마음을 추스리신다고 합니다.
진우에게는 할머니마저 떠나면 세상을 잃는 거와 같으니까요
지금도 진정이 되지 않고 자꾸 눈물이 흐름니다.

그 할머니를 보면서 우리 엄마 생각이 나고
나 어렸을때 울엄마 마흔에 날 낳으셨으니 내가 초등학교 다녔을때쯤이면 많이 늙으셨겠죠...
저도 그때 어느날 갑자기 자다가 울 엄마 늙으신게 불안하고 나를
끝까지 못 지켜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함에 아니면 혹시 사고라도
나서 돌아가시면 어쩌지 하며 너무 불안해서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데 지금은 그랬던 내가 엄마를 미워하고 있습니다.
단지 비위 맞추기 힘든 양반이라고...자식들이 모두 엄마를 의무감으로 대합니다..사랑이 아닌

이걸 보면서 갑자기 제가 너무 못된 딸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그 아이 아버지가 그렇게 가버렸어도 엄마라도 한쪽을 채워줬더라면
웃음을 잃지는 않았을텐데...

울 엄마 아버지 없이 저 키우셨습니다...근데 저 지금 엄마를 싫어합니다...머리가 크고 아는게 많아졌다고 엄마가 하는 말 다 무시하고
답답해서 대화가 안 통해서 말도 않되는 소릴 한다고 이제는 아예
무시하고 제 할도리만 합니다..명절때나 생신때나 챙겨드리는 게
답니다...전화도 하지않고 혼자사시는 엄마 워낙 까다로와 아들네하고도 못 사시는 엄마 찾아가 보지도 않습니다..그리 멀지도 않은데..

칠순이 넘은 우리 엄마
결혼해서 3살짜리 아들까지 있는 이 막내딸 지금도 노심초사입니다.
이게 잘살까...밥은 잘해 먹고 있을까...아프지는 않을까
내가 전화 안하면 힘들다면서도 김치라도 만들어 놓고서 전화합니다.
가져가라는 핑계로 목소리 들어볼려고 그러는 거 알면서도
저 전화 하지 않습니다...너무 못됐습니다.

제가 울 엄마 아니었으면 그 아이처럼 그 나이에 몰라야 할 그 슬픔을
가졌을 거고 그 할머니처럼 등이 휠만큼에 삶의 무게를 견뎌야 했을지도 모르는데....

이제사 그걸 깨달았습니다.
날 낳아주고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시간내서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지금 너무 눈이 퉁퉁 부어서 내일이 걱정이 되는군요..
여기에 이렇게 글이라도 쓰고 나니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됩니다.

긴글 읽어 주신분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