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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봐 달라던 동생의 부탁 거절했더니....


BY 언니 2001-11-03

어저께 여러분들의 말씀 고마웠습니다.
동생이 먼저 얘길 꺼내길래
사정을 얘기하고 거절의 뜻을 비쳤습니다.
그랬더니 동생이 그러더군요.
언니는 동생 형편 생각 못해줄 망정 돈만 밝히냐고...
그 말에 너무 속이 상해
정말 애 본 공 없다고 고맙다는 말은 못들을 망정
이런 소리까지 동생한테 듣냐 싶은게
참으로 서글퍼더군요.
그래서 내친 김에
일단 큰언니네서 애기 봐준다고 했으니
맡겨보고 생각해보자고 했더니...
동생왈 저처럼 이기적이고 돈만 아는 언니 싫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얘기했죠.
사실 이 문제 뿐만 아니라 언니네 집 아이들을 일주일이고
자기가 데려간다고 해 놓고선 막상은 뒷치닥꺼리는 제 몫이고
그러니 전 나쁜 이모죠.
며칠 정도야 조카들 음식 챙겨주고 하는거 어렵지 않지만
일주일 넘게를 제 생활 다 접고 매달려야 하니...
그래놓고 정작 자신은 놀러 다니고...
소리가 커지게 싸우고 제가 그랬습니다.
이럴 거면 보고 살지 말자고....
왜 모든걸 내가 감당하고 짊어져야 하냐고....
자존심 상하고 눈치보여서 절대 저에게 맡기는 일은
없을 거라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자식을 맡기면서 당당한 부모가 어디 있냐고...
저또한 몸조리 아무도 못해주고 저혼자 하루만에
퇴원해서 큰애 다 챙겼습니다.
가족이고 부모라 한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싶어...
가족이란 그런거 아니가요.
도와주면 정말 감사한 일이고 못해줘도 할수 없는 일이고....
밤새 속상해서 울었더니
이젠 제 자신이 보이는군요.
늘 친정 언니며 동생 카드빚 오죽 했으면 나에게
부탁할까 해서 적금이며 현금 서비스 받아서 갚아줬더니
자기들은 저처럼 안살겠다는군요.
저 사실, 옷에는 관심 없어도 집 꾸미는 거며
요리하는 거 재미있어 하고 우리 식구들만 있을땐 난방 안해도
손님 올때 대접 한번 소홀한 적 없고 매번 회며 탕수육 시켜줍니다.
어찌 가족이라고 내 인생에 개입하는지...
가식을 벗어라고 하는군요.
착한척 하면서 산다나요.
저 사실 못됐습니다.
다만 나한사람이 참으므로 해서 평안하다 싶어...
그러니 이제 제 본 모습으로 돌아가서 저만을 위해 정말
우리 가족만을 위해 살겁니다.
힘내려구요.
시간의 힘을 빌려 보기로 했습니다.
이젠 정말 다른 사람들 기준 개의치 않고
딴 사람말 신경 안쓰고 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