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키우다보면
별일을 다 겪게 된다고 하더니
내게도 그런일이 벌어졌다.
우리딸과 네살동갑인 여자애가 있다.
수개월전쯤부터 그애 엄마와 알게 되었는데
나이는 나보다 몇살위고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나은것도 나와 비슷한
상황이다.
평소 아이들을 비교하는 모습이 눈에 자주 띄어
내맘이 그리 편치 못했다.
우리애가 인사잘하는 걸 보면 왜 애한테 그런 형식적인 걸 가르치냐고
충고하고 우리애가 글자 읽는 모습을 보면
자긴 애한테 그런거 안가르쳐서 아직 모르는데 어차피 알게될텐데하는 합리화를 아주 잘한다.그런일을 자주 겪으면서 열등감도 별나다라고 생각한 탓에 그러려니 넘겨왔다.
그러다가 그집아이를 우리애가 다니는 유치원으로 보내면서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그아이는 터프한 편이고 쉽게 말해 고집세고 버릇은 없는 아이다.
학교에서 우리애에게 여러번 침도 뱉고 꼬집는다고 하여
1주일을 두고 봤다.
그러다가 얼굴을 보니 손톱자국이 보이는데
그애가 그랬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딸의 말만 듣는다는게 우스울것 같아
유도해서 묻고 너는 가만있었냐고 다그쳤지만
사실인듯했다.(우리애는 정말 순한 아이다.)
하지만 어찌 그런 얘길 애엄마에게 하겠는가,목적없이.
침뱉는거야 바로 세수하라고 시켰지만
손톱으로 할퀴는건 엄마들이 애들 손톱 관리 잘해주면 예방할수도 있고 더 큰 상처를 막기위해 조심해줄 필요가 있다고 보여
연락을 했다.
그런데 그 엄마는 성격이 좀 특이해서
잘 울고 잘 삐지고 서러워 해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마음의 상처를 받겠다 싶어 심사숙고해서 말을 했다.
마침 주말이라 애엄만 없고 애아빠가 전활 받길래
(그 남편도 조금 안다) 이런 거로 다시 전화하기도 뭐하고 해서
대충 얘기하고 오히려 내가 죄지은 양 손톱 좀 잘 깍아주라고 전해주세요. 괜히 오해하지 않게 잘 말씀 좀 해주시라고 했다.
그런데 이 아줌마 사과하는 폼새.
미안하긴 한데 (솔직히 미안하단 말 들으려고 전화한게 아니라 다음엔 그런일 없게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전화한거다)
자기애가 그럴때 우리애는 가만히 있었겠느냐..자기애가 우리애랑 학교에서 노는 줄 아느냐(안 놀아준다는 뜻)..오히려 개거품물고 바르르 떨면서 울먹이는 것이다.
평소 자기애에 대해선 억지를 그리도 부리더니 잘못 시인하고
주의줄께.로 끝낼 얘기를 그렇게 이끌어 가는데
나역시 다른건 몰라도 애들 문제라면 그냥 넘기는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유치하게 애들 싸움 어른싸움으로 비화되는 사태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왠만한 비꼬는 말은 넘겼지만 해도해도 너무 하는것이다.
그러더니 자기애를 그 유아원에 안보내면 되지 않겠냐며 오히려 화를 내니 할말을 잃었다.
내 성격이 누구에게 싫은 소리 들으면 오랫동안 괴로와하는 미련스런 면이 있는데 이번엔 좀 덜하다.
평소 그 모녀에 대해 은근히 불편했던 게 사실이고
그 엄마 굉장히 꼬인 사람이기에.
아쉬울것도 없고 서운할것도 없지만
기분이 나쁜건 사실이다.
보통은 자기애 야단 한번 치고 주의주고
손톱 다시 확인해보는걸로 반응하는게 아닌지.
정말 별일 다보구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