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직장 발령을 수도권으로 받아 딸래미 하나와 세식구 오붓하게 살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은 지방도시에서 사시구요.
우린 아들이 하나라 의지하시는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경제적인 것은 아니라지만 손녀딸을 이뻐하시는 지나친 관심과 우리 가까히 오시고 싶어서, 간접적으로나마 이쪽으로 오신다는 얘길 할때면
솔직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결혼초에 신랑이 지방에 있어서 전 1년 가까히 신생아인 아이와
시댁에서 살았습니다. 정말 잘해주셨지만 함께 지내다보니 단점이 보이고, 저또한 부모님께 단점이 많이 보였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시부모님 이제 50대이신데, 재산이 많지는 않지만 당장 굶을 정도는 아니기에 아무 하시는일 없이 그냥 노시면서 지냅니다.
수영다니시고, 산책다니시고,....근데 젊으신 분들이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이 사십니다. 그냥 별일없이 병원가시고, 조그만 생채기만 생겨도 병원에 가시거든요.
보훈가족이기에 병원비가 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편찮으셔도 연락하셔 얘기하시는게 가끔 불만이기도 합니다.
(저희 친정부모님은 시골에서 아직까지 일하시면서도 편찮으셔도 자식들 걱정한다며 어지간하면 얘기 안하십니다. 여태까지는 자식들 가르치시느라 고생하시고 이제는 노후대책하시다며 몇년간만 더 일하신다고 할때면 저도 딸로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제말이 너무 길었죠? 요는 시부모님이 우리곁으로 오시고 싶어 하시는 거예요.
이제 결혼 3년차인데, 남편이 부모님 오시게 해서 애맡기고 나보고 하고 싶은거 하면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얘기를 하더군요.
저는 얘기했습니다. 솔직히 지금은 싫다고.
좀더 연로하시면 몰라도 지금은 두분이서 정정해, 하시고 싶은것 하시면서 마음대로 편하게 사시는데, 아무도 모르는 이곳에 달랑 우리 하나 믿고 올라오셔서 어떻게 적응하냐도 문제지만
너무 일찍 가까히 살면,혹은 같이 살면 오히려 사이가 나빠져서 분가하는 경우가 많다구요. 그리고 따로 살려면 집을 얻어야 하는데 이제와서 그 연세에 전세얻어서 이사다녀야 한다는것도 말이 안되구요. 지방도시이기에 이곳과 집값차이가 엄청 크거든요. 있는 재산 다해도 이곳에 전세나 얻을텐데.......
제생각이 옳은것 같기에 그렇게 얘긴 했지만 남편이 서운해 하는 마음인것 같더라구요.
전 착하다는 말을 들었고, 결혼전에는 저도 정말 잘할 수있을것 같았는데, 결혼해 월급받아 살다보니 현실적일 수 밖에 없더라구요.
시어머님 씀씀이에 제가 감당할 자신도 없고, 아직 너무 젊기에 멀리살면서 한두달에 한번씩 만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님들이라면 어쩔련지.......두서없이 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