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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 돌아가고 싶어요


BY ㅠㅠ 2001-11-21

전 결혼한지 2년이 되었고, 주말부부로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기두 하나 있어요.
남편은 지금 시가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며칠전 우리 남편이 사고를 쳤다고 시모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밤 12시가 넘어서 깜짝 놀래 어떻게 된 일이냐구 물어도 시모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 같았어요. 시동생이 알아봤는데 경찰서에 있는 것 같대더라...
시동생네 집으로 전화했더니 나보다 나이 많은 동서 아주 싸늘하고 불만스런 말투로 '오빠 00파출소 갔어요.'하는 거예요. 연락 안되냐구 하니 '핸드폰이 없잖아요!'거의 짜증내는 수준이었어요.
어이가 없었지만 정황이 없어 남편한테 계속 핸드폰 치구.. 어찌어찌해서 시동생이랑 연락이 됐죠. 결국 그 날 남편은 경찰서에서 날새구 간신히 담날 출근하구,, 전 밤새 경찰서로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옷을 입었다 벗었다 고민하다가... (남편 있는 곳과 저 있는 곳은 3시간 거리) 핸드폰을 며칠전 남편이 가져간 관계로 내가 가는 도중 무슨 연락이 있을까봐 그냥 집에서 대기하구 있었죠.
같이 싸운 사람은 전치 4주가 나왔대요.
아직도 그 사람은 합의를 봐주지 않고 있어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아기는 지금 친정에 있어요. 원래 하는 일 없이 노는 시모한테 맡겼었지만 그 맡긴 기간동안 시모가 넘넘 힘든 티를 맣이 내고 저도 그런 시모 꼴보기두 싫고 자꾸 싫은 소리만 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장사 다니구 농사 짓는 친정에 맡겼어요.
우리 부모님 아직 학교 졸업 안한 남동생두 있구 생계 때문에 일하고 계신데 아기까지 맡겨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예요. 그런데도 염체없이 저는 부모님께만 짐을 지우고 있어 가슴 한구석이 늘 아픈데..
주말에 아기 보러 친정 가면 우리 부모님 그간 못했던 일 하시느라 아침일찍 나가시구 저녁 때 들어오세요.
그런 친정 부모님께는 차마 남편이 사고 쳤단 말 못하겠더라구요.
지난주 토요일에 친정 가서 일요일날 오전에 부모님 일나가시구 겨우 짬내서 시모한테 전화했더니 대뜸 하는 말이
'넌 오늘도 안오냐? 난 네가 어제는 올 줄 알았다!'
그래서 '아기 볼 사람이 없잖아요' 했더니 '부모님은? 교회 가셨니??'(참고로 시모는 불교신자) '일 나가셨어요' '그래? 아니 그래도 그렇지! 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니? 자식두 중요하지만 네가 제대로 된 애면 당연히 어제 왔어야 하는 거 아니냐??(토요일날 신랑은 당직이었음)'
정말 화가 불끈 나더라구요. 오히려 절 위로하구 염치 없어야 할 시모 아닌가요?
'저도 가고 싶어요.. 가기 싫어서 안간게 아니라구요... 어떻게 이 상황에서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세요?'했더니 시어매 난리두 아니었지.. 시어매를 훈계하냐는둥..
내가 그렇게 차가울 수가 없다.. 정을 줄래야 줄 구석이 없다.. 니가 나한테 밥을 한끼 해줬냐 뭘 해줬냐.. 평소 온갖 쌓인 말들 다 퍼부어 놓더군요.
저도 화가 나서 '이 상황에 일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지 어떻게 저한테 이러실 수가 있어요?' 했더니 나하고 말하기두 싫다고 욕을 퍼붓더니 전화를 끊어버리더군요..
정말 미워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시어머니!
결혼할 때 사원아파트 있어서 전세금도 안들이고 거의 공짜로 아들 장가 보냈으면서 요구하는 건 대갓집 마나님이다.
한번두 자기가 먼저 나한테 전화 안한다. 급한 일만 빼구..
죽어도 전화는 며느리가 먼저 한다. 전화한지 일주일 이상 되면 오랜만이구나! 하면서 꼭 비꼬고..
명절 때 며느리들이 친정에서 뭐 싸가지구 오면 작은 어머니들한테 자기는 우리 친정에 아무 것두 안 보낸다구 강조한다. 그러믄서 친정에 고맙단 전화 한통 안한다.
말하자면 끝이 없는 시모 욕이지만 너무 답답해 풀어놓고 싶다.
누구한테 말두 못한다. 동서랑 같이 시모 욕해봤자 꼭 시모한테 그 말이 들어간다.
시어머니의 그 당당함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한푼 없이 시작한 결혼생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주말부부까지 하면서 아기 어려운 친정에 맡겨가면서 사는 며느리한테 도대체 무슨 염치가 있어 그러는 건지 모르겠따.
남편 사고친거 하나로두 지금 머리가 터진다.
근데 시모는 자기한테 연락 안하고 자기 안찾아간게 더 중요한가부다.
자기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다구 나한테 받는 그 모든게 빚쟁이가 받는 이자보다 더 당당한 걸까?
내가 자기 밥해주러 결혼했나?
내가 언제 자기한테 정을 달라고 했나 돈을 달라구 했나???
다 싫다! 진짜 다 싫어..
신랑은 자기 엄마 너무 미워하지 말라구 좋게 좋게 말하지만 내 마음은 모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왜 결혼했을까?
이렇게 모든 짐이 나한테만 지워지는 결혼이 뭐가 좋다구 부모님 말리시는데 극구 우겨 결혼했을까?
이제 남편을 사랑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남편은 오늘이 시동생 생일이라며 축하 전화를 하란다.

아직 결혼 안하구 자유롭게 사는 친구들 보면 너무 부럽구 나자신이 처량하다. 왜 내 무덤을 내가 팠을까?
2년 사이에 나에게는 의무만 산더미 처럼 늘어났다.
너무 후회된다.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