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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시어머니, 황송한 친정어머니


BY 세헤라자데 2001-11-23


이런... 답글쓰려고 했는데 글이 달아나 버렸네요.


왜 지우셨어요..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인데.. 그리고 님의 고민도 제가 보기엔 정당한 고민같던데...


아.. 그 제가 답글쓰려했던 글이요, 왜 시어머니는 당당하고 친정엄마는 황송하게 받느냐고... 그런 내용의 글이었어요.


그런데.. 거의 대부분이 그렇지 않던가요? 시어머니들은 당당하게 요구하고 당당하게 받고, 친정엄마들은 막 사양하고... 않받겠다 하시고...


그런데 왜 그래야 하나요? 저도... 처음에 결혼해서 시모가 얼마 달라 하는거 보고... 놀랐죠.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실까... 어떻게 며느리에게 돈달라고 하시나.. 어른이 되서... 차비한푼 못쥐어줄 망정..


그에 비해 저의 엄마는 반찬이며 김장김치 잔뜩 가지고 와서.. 제가 김치값이라고 돈 드리면 펄쩍 뛰세요. 왜 주냐고 너희나 잘 살라고.. 근데 억울해서 라도 드립니다. 고맙다 하지 않는 어머님께는 드리면서 나 키워준 엄마에게 않주는 건 도리가 아니다 싶어서요.


가끔은.. 진정한 남녀평등을 저해하는 것은 시어머니가 아니라 친정엄마가 아닌가 싶어요. 시모야 반항도 할 수 있고 무시도 할수 있지만.. 친정엄마가 미안해하고 시집위주로 살라고 하면... 그게 은연중에 머리속에 뱅뱅 돌더군요.


그래서 한번 그랫죠. 00씨는 시어머니가 스무달씩 뱃속에 넣고 이슬만 마셔가며 기도해서 낳은 아들이고, 나는 엄마가 슬금슬금 놀면서 두달만에 대충 낳은 딸이냐고. 남편이나 나나 각각 엄마들 뱃속에서 10달씩 신세지고 같은 고통 겪으며 낳고 기저귀적시고 밥먹이고 수고는 똑같은데 왜 그렇게 눈치보고 어려워하냐구요.


추석때도 저의 엄마 용돈 드렸어요. 엄마가 깜짝 놀라시더군요. 그래서... 시집에 준거랑 똑같이 줬으니까 엄마도 그만치 받아야지 하니... 이런데 돈쓰지 말라면서도 기뻐하시더라구요.(물론 힘들었죠.. 좀 무리한거죠.. 한동안 라면만 먹으며..ㅠ.ㅠ) 공평하게.. 그렇죠.


친정과 시집을 동등하게 하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그러면 그 감당을 어찌 하냐.. 고 하시는데.. 동등하게 하다보면 결국 같아요. 즉.. 한정된 돈을 가지고 양가를 챙기다 보면.. 않해도 되는건 점점 줄이고.... 시집에 20만원 할거 가지고 시집 친정 10만원씩 나누는 셈이 되니까요, 결국엔 총 경조사비 및 용돈은 비슷해요.


친정어머님께... 더이상 미안해 하지 말라고... 우리 모두 권합시다... 나 낳아주고 키워준건 내 엄마니까 내 키운값 당당히 받으시라고.. 시어머니들이 아들가진 유세를 하시면 친정어머니들은 딸가진 유세좀 하시라고.. 좀 당당하게 받으시라고 외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