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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집을 나가셨는데.... 어떻하면 좋을까요?


BY 속상해요 2001-11-26

저는 결혼 8년차 주부입니다.
근데 우리 시엄니가 집을 나가신지 두달이 다 되갑니다.
더이상 우리 시아버지랑 사실 수가 없다네요.
우리 시아버지의 성격은 그야말로 아무도 못말리고, 술주정도 있으시고, 독단적이고....., 대강 이렇습니다.
하지만 다 나쁜점만 있는건 아니구요,그야말로 철두철미하시죠.

집을 나가신 시어머니의 마음은 백번 이해가 가다가도, 한편으로는 나에게 모든 걸 떠안겨 놓고 가신 걸 생각하니 내마음이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88세되신 시할머니도 계십니다.
같이 살지는 않지만 매일 걱정도 되고, 휴일마다 애 셋을 껴안고 가려니 내 몸도 또한 고달픔니다.

저의 시댁은 오랜동안 장사를 하셔서, 시댁에 갈때마다 온갖 잔심부름은 제가 거의 다 했더랬습니다.
지금은 시어머니가 안계시니까, 휴일엔 제가 애 셋 데리고, 가계를 잠시 잠깐이라도 보고 시아버지는 볼일 보러 다니십니다.

제가 더 속상한 것은 시아버지와, 시할머니는 저만 보면은 시엄니의 흉만 보시고, 안 좋은 말만 하시고, 정작 당신이 잘못 하신 생각은 하시질 않습니다.
그런 이중성을 지켜보는 저는 그저 예,예 로 상황만 넘길 뿐이지, 저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 뿐이 없습니다.

전에는 제가 조금만 잘못을 해도 앉혀 놓고 훈계 아닌 훈계를 들었고, 엄청 자존심 상하는 말을 저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던 시부모님들이 지금은 저에게 의지하려 하고, 서로의 잘잘못만 저에게다 대고 말씀들을 하시니, 저도 정말 이 집을 나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습니다.

제 남편만이라도 저의 이런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알아준다면 제 마음이 덜 속상하겠는데, 남편은 남편대로 말도 잘 안하고, 기분 나쁘면 술 마시고 새벽이나 되어서 들어오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지금껏 살면서 가정에 대해서는 그냥 무관심이라 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러지 말라고 수차례 말했는데도, 자기가 뭘 잘못했냐 그러고 저하고는 말을 섞을려고 하질 않습니다.

시어머니가 전화가 와서, 저도 속상하고 남편도 술만 마시고 다니고, 저도 나가고 싶다고 하니까 시어머니 왈, 니 남편은 덜 불량하니까 저는 그냥 살아야 한데요. 글쌔.
평소 우리 시엄니는 저에게 무조건 여자가 참아야 한다면서, 그런 말을 아주 자주 하셧었습니다.
그래놓고 당신은 나가셔도 되고, 나는 집지키는 똥개도 아니고....
며느리인 나 한테는 정이라고는 주시지도 않은 분이....

남편하고도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데, 시아버지께는 밝은 낯으로 대하려니 아주 죽겠습니다.

어떻하면 좋을까요?
시어머니께서 영영 안 들어오시진 않겠지만, 들어오시드라도 연속선상에서 항상 되풀이 될 듯 싶어서 속이 정말 깝깝하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