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초겨울이면 제 생일이 돌아옵니다. 매일매일 날짜를 따져가며
기다리는 생일은 아니지만, 남다른 기분이 드는 날인건 틀림없겠죠.
일이 바빠서 날위해 미역국을 끓이기도 그렇고, 대충 김치찌개해서
아침먹고 나니, 점심때 친정엄마가 오십니다. 점심사준다고..
맛있는 점심 얻어먹고, 집에 돌아와 어느덧 저녁이 되었군요.
생일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은 겨우 지각하지않게 서둘러
출근을 했고, 맨날 전화에 불이나게 전화하던 시댁식구들은
누구 한사람 전화도 없군요.
몇년째 변변한 수입이 없는 남편대신, 애키우며 혼자 밤샘해서
벌어먹고 사는데, 이런 생일날까지 시댁식구들한테 전화축하도
못받고 혼자있는 저를 보고 가시는 친정엄마는 말은 안하셔도
속상함이 눈에 보입니다. 다리가 불편한 친정엄마가 절뚝거리며
긴 계단을 내려가시는 모습을 보고 늘 그렇듯 가슴이 무너집니다.
따지고보면 일년 365일 어느날과도 별다를것 없는 하루지만,
어둠이 내리고보니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시할머니에서 부터 시조카들까지 생일한번 그냥 넘어가지 않고
10년이 넘게 챙겨왔는데, 늘 이렇습니다. 며느리로 산다는것이..
여러분이라도 축하좀 해주실래요? 제 귀빠진 날이 다가기전에.
모두 행복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