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김장하느라 온몸이 쑤시고 아프고...더구나 비까지 내리니
죽을 맛이군요.
시어머니 몸도 편찮으시면서 할것 다하십니다. 저희만 줄려고 하는것도 아니고 시누들까지 나눠주기 위해 낑낑 대시면서 김장준비 하시네요. 저럴 필요 있을까 싶어요..하긴 일을 벌리는건 어머니고 치닥거리
하는건 저닌깐요.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면 시키는데로 다하지 뒷처리
다하지...어제는 그나마 남편이 있어 괜찮았지만, 오늘은 몸살까지
나서인지 김치 양념하는데 힘들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뭘 김치 좀 담는것 까지고 그러나 싶지만, 지극히 저의 개인입장에서는 제가 나이도 어리고, 더구나 결혼전 밥상도 채려보지 않은 저로선
정말 힘들었습니다. 글구, 이렇게 힘든일을 해도 시어머니는 수고했다는둥, 몸이 아파도 걱정하는 말도 않하시고 너무하다 싶더군요.
저는 몸살이나서 콧물을 흘리며 으실으실 떨리는 몸으로 김장 준비하는데, 그런 저보다 멀쩡하고 아주 튼튼한 남편에게 녹용과 배즙을
주며 조심해라 그러는군요. 남편은 부인은 몸이 아픈데 혼자 먹기가 미안했는지, 와이프에게도 배즙이라도 주라면서 자기 어머니께 말하더군요. 시어머니 아주 가당찮다는둥 나중에 챙겨줄테니 걱정마라 하면서 들은척 만척 하네요. 거기까진 괜찮았습니다. 남편 출근하는데 비가 내리더군요.
차는 바로 집 문앞에 있구요. 구지 우산 쓰지 않아도 몇걸음 가면
되겠구만, 이미 문밖에 뛰어나가 차문을 여는 남편한테 우산을 씌워 주지 않았다며 시어머니 구시렁 구시렁 뭐라 하더군요. 순간적으로
너무 신경질이 난 저는 '어머니 그만 좀 하세요' 라고 말했죠.
어른한테 이런말 한것이 잘못?營윱歐? 계속되는 시어머니 구박아닌
뼈있는 말속에 이런 대꾸도 못합니까? 워낙 고지식한 분이라 요즘
사람이 어떤 사고방식으로 사는지 이해를 전혀 하지 못하시고, 자신의 말이 곧 정의고 진리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 이런 저의 태도를
속으로 아주 욕을 하시겠죠. 더구나, 요즘 저희 또래는 부모들이 딸도 옥이야 금이야 키우는 세대라 거의 집안일을 하지 않고 자랐는데,
시어머니 자신의 젊을때 하던 얘길 하면서 저도 그렇게 똑같이
하라는둥 강요 하는군요. 첨에는 이해할려고 잘할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사람이 말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고 시어머니 얄미운 말한마디에 저는 온 정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저희 남편은 저를 보고 '네가
자기 부모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고맙다'고 격려해주네요.
이런 남편때문에 제가 웃고 삽니다. 저희 남편이 시어머니 담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라 싶어요.
아...이번주 일요일엔 또 어머니 생신이라 가봐야 되는데, 얼마나
일이 많을지 벌써 걱정됩니다. 더구나 시누, 자형, 조까까지 오면
족히 20명은 될건데, 그 치닥거리를 어찌 다할지....
한숨이 나옵니다. 억울하기도 하구요...왜 이래 살아야 할까요???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