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어떤 여자가 있다
올 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4남매를 남겨두고 ..... 남겨둔 재산하나 없이....
우리신랑 총각때 부터 형님 하면서 같이 일한 사람이다.
병원에 갈때 30만원 드리고 돌아가셔서 부조금 50만원 했다.
그즘 우리 친정아버지도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그 마음이 각별했다.
이제 애들 데리고 어떻게 살아갈려나....
그렇게 몇개월이 흘렀다.
며칠전 저녁을 먹고나서 신랑이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것도 아니 아무일도 아니다... 하고 넘어가려고 하길래
내가 궁금해서 무슨일이냐고 몇번을 물어서 나온얘기...
오늘 형수 한테서 전화 왔는데 어려운가 보더라....
그래서 말인데 집에 돈 있냐구...
순간 난 거절하지 못했다.
4남매를 데리고 살아가는게 어떤건지 짐작은 하기에...
그리고 막내가 우리아들놈과 비슷하기에 가슴이 아파서 모른척하기가
쉽지 않았다.
신랑도 그렇다 했다.
그냥 50만원만 빌려주자고 (못 받는다 생각하고).....
그러자고 했다.
흔쾌히 동의하고도 누워 있으니 잠이 오지 않았다.
그 돈이면 우리 아들놈 조끼도 사주고 신발도 하나 더 사고
곧 태어나는아기 출산 준비물도 제대로 갖출텐데......
우리 신랑 폼 나게 가죽 재킷도 살수 있을텐데....
우리 형님 아파트 샀다는데 선물도 할수 있을테고......
어휴~~~~~~
맨날 할인점 가서 구경이나 하고 하나 살려면 이것저것 만지작
거리다가 발길을 옮겼는데...
양말 한짝 사면서도 제일 싼것 사고 내 속옷하나 사기도 망설여 졌는데....
그렇게 해서 안쓰고 모은돈을 정말 남한테 준다고 하니 속상하기도 하다.
남편 월급받아 가계부 쓰면서 이번달은 이 만큼 남겠구나 하면
여지없이 쓸일이 생긴다.
맨날 잔액 0 이다.
그래도 빚안 지고 사니 다행이지요?
이제 부터는 쓰기로 했습니다. 쓰나 안쓰나 나가는 돈은 같으니까요
우리 아들 날씨도 차가운데 너무 초라한것 같아서
신랑이랑 할인점 갈때 왕창 살겁니다. 출산 준비물도....
괜히 속상하네요.
그래도 그 형수는 더 힘들겠죠?
애들이랑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